강표성 대전여성문학회 회장
강표성 대전여성문학회 회장
설 명절이 끝나니 쓰레기가 엄청나다. 알맹이가 빠져나간 껍질들은 쓰레기가 됐다. 열심히 쌓아놓은 플라스틱이 20%만 재활용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플라스틱 조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쪼개지고 분해된 미세플라스틱은 여기저기 떠돌며 환경오염을 일으키다가 바다로 가면 해저 쓰레기장까지 만든다. 이런 추세라면 30년 후에는 서해의 4분의 1 이상이 해양 생물이 살기 어려운 `죽음의 바다`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최근에는 아이스 팩도 급증하고 있다. 냉동식품에 딸려오는 아이스팩은 미세플라스틱인 고흡수성 수지를 넣은 것이다. 자연분해가 안 될뿐더러 불에 타지도 않고 잘 썩지도 않아 환경에 해롭다.

얼마 전에 택배를 받았는데 아이스팩 대신 물에 얼린 얼음 봉지가 들어있었다. 참 반가웠다. 녹으면 버려도 되는 얼음봉지와 작은 스티로폴 박스를 보니, 그 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커졌다. 그날 저녁에는 치킨을 배달시켰는데 검은 부직포에 담겨왔다. 보온을 위해 핫팩을 붙이는 성의는 좋았는데, 비닐봉지 대신 검은 부직포를 사용한 이유는 무얼까 궁금했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이 필요하다. 재활용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거나 포장을 최소화해 쓰레기 배출량을 `0`에 가깝게 만들자는 친환경 운동은 남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No Plastics"을 외치는 `용기내 캠페인`도 시선을 끈다. 용기를 내서 용기를 가져가 알맹이만 구매하자는 운동이다. 장바구니는 필수고, 이젠 텀블러나 반찬통을 가지고 가서 필요한 것만 사오는 게 습관이 돼야 한다. 쓰레기도 줄이고 비용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환경보호는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인근에 갈마동 주민 자치센터가 있는데, 거기에 아이스팩 수거함이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주민 자치회에서 주관하고 있는 이 수거함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면 더 좋을 터이다.

갈수록 껍데기가 늘어나고 있다. 알맹이 하나 얻기 위해 너무 많은 껍데기를 허용한다. 버리는 것도 비용이 드는 세상이다. 이 지구는 하나뿐인데, 우리만의 것도 아니다. 다음 세대의 부동산을 담보 잡아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대손손 물려주어야 할 아름다운 이 강산, 우리 자손들이 껍데기에 둘러싸여 살아가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알맹이에 집중해야 껍데기에 갇히지 않는다. 강표성 대전여성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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