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희 충남대의대 재활의학교실 교수
조강희 충남대의대 재활의학교실 교수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전 세계가 난리가 난 지 16개월이 지났다. 올해 2월 15일 현재 1억 90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241만 명에 이른다. 국가별 사망자는 미국 49만 명, 브라질 23만 명, 멕시코 17만 명, 인도 15만 명, 영국 11만 명 등의 순이다. 세계 2차 대전에서 미국의 사망자는 약 42만 명이니, 미국 입장에서는 세계 대전을 능가하는 재앙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장기화로 인명 손실, 경제적으로 피해가 누적돼 가고 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단순히 마스크와 거리두기가 아닌 백신과 치료약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백신 개발을 통해서 단순히 코로나19의 종식 뿐만 아니라 백신 주도권과 리더십을 통해서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중국은 지난해 3월부터 우한 시민 108명을 대상으로 인민해방군이 개발한 백신 1상 임상시험을 시작했고 임상연구단계의 일부 면제할 수 있도록 의료법을 개정했다. 영국도 지난해 4월 17일 옥스퍼드대에서 개발한 백신의 임상시험 추진 계획을 발표했고, 유럽연합(EU)은 백신 개발의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 지원을 진행했다.

미국은 지난해 4월 초에 일명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같은 해 5월 초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프로그램 추진을 발표하면서, 약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을 연구 자금을 투자해 CDC, FDA,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 연방정부 소속 기관과 민간업체가 참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작전 계획은 개발, 임상시험, 제조와 같은 전통적, 단계별 연구·개발이 아닌, 모든 과정을 동시에 수행해 보통 5-10년이 소요되는 개발이 가능하도록 동시 진행해 제품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문제없이 최대한 과정을 단축, 지난달부터 미국 내에서 대규모 접종을 목표로 했다.

개발 회사별로 존슨앤존슨 4억 5600만 달러, 모더나 4억 8300만 달러, 아스트라제네카 12억 달러, 화이자·바이오엔테크·머크·백사트 등에 연구·개발비와 백신 생산 비용 등을 지원했다. 또한 백신의 보급과 관리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국방부가 감독하면서 현역 군 장성을 행정책임자로 임명했다. 이러한 `Operation Warp Speed` 프로그램은 개발 기업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대신 백신을 미국 정부에 우선적으로 할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추가적으로 미국, 유럽, 일부 아시아 국가는 연구·개발비 외에 백신 제조 회사의 올해 백신 생산량을 초과하는 선주문(제약회사가 개발 실패하면 백신 구입비를 날릴 수 있는 주문)을 했다는 소식이 지난해 11월 3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이렇게 자국민의 생명과 안정을 지키기 위해서 세계 각국은 지난 1년간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고, 우리가 모두 잘 알다시피 초고속 작전은 성공해서, 지난해 12월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미국은 전 인구의 15%가 접종을 받았다. 미국 외에도 연구·개발을 직접 하지 않았지만, 많은 나라들이 접종받고 있다. 세계 1위는 지브랄타로 75%, 그다음은 이스라엘(74%), 세이셸(52%), 아랍에미레이트연합(51%), 영국(23%) 등 순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한해 동안 정부가 3차례의 추가 경정 예산으로 총 59조 2000억 원을 편성해 코로나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백신 개발 연구·개발비로 한정해서 보면 미국과 유럽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접종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늦게 진행될 전망이고 이달 중순 이후부터 첫 접종이 시작된다고 한다. 다 지난 상황이지만, 이렇게 장황하게 해외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향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때 우리나라가 1등을 하고 싶어서다.

조강희 충남대의대 재활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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