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언택트 명절…5인 이상 금지·친인척 인사도 불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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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로 시작하는 동요 `설날`처럼 민족의 명절 설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동요의 경쾌한 리듬처럼 누구에게나 명절은 설렘을 안겨준다. 어머니의 품이 기다리는 고향길, 맛있는 음식 등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 꽃을 피울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번 설도 지난해 추석에 이어 다시 `코로나 명절`을 맞게 되며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설 연휴기간에 직계가족도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거주 공간이 동일한 가족들 간 모임만 허용되기 때문에 차례나 제사는 물론, 친인척 끼리 인사를 다니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두 번째 `코로나 명절`이 다가온 가운데, 어느 새 `비대면` 명절 나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고향 방문은 자제하고, 가족과 집에 보내겠다는 사람이 많다. 온라인 성묘, 비대면 차례, 모바일 세뱃돈 등 새로운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의 한 기업이 임직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 계획과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설 명절을 어디서 보내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열 명 중 여덟 명 가량(77.7%)이 `가족과 집에 머무르겠다`고 답했다. 반면 `고향을 방문하겠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이는 전년 설 명절 조사에서 `집에서 보내겠다`는 응답이었던 19%와 대비되는 수치다.

대전 서구 탄방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도 올해 설에는 귀성을 하지 않고 가족 등과 식사를 하는 것으로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A씨는 "할머니께서 먼저 내려 오지 말라고 하셔서 올해 귀성은 가지 않기로 했다. 원래 부모님을 모시고 할머니, 삼촌 가족들까지 20명이 넘는 가족이 진주 큰집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할아버지 산소에 가지만 올해는 가지 않고 집에서만 연휴를 보낼 생각"이라며 "가족들끼리 서로 바빠서 평소에는 잘 못 만나고 그나마 명절에 한 번씩 만나 안부를 나누는데 코로나 확산세가 얼른 잡혀 예전처럼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매면 명절이지만 따뜻한 정을 나누는 모습은 여전하다. 아쉬운 마음을 선물로 대신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유통업계의 설 선물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청탁금지법에서 규정한 선물 허용가액이 20만 원까지 일시 상향되면서 고급선물 판매도 늘었다. 지역 백화점들은 설 명절 이후에도 다양한 품목에 대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연휴기간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하게 개인 방역 대책을 갖췄다면 가까운 지역 명소를 찾아보자. 계족산 황톳길, 소제동 철도관사촌 등을 걸으며 코로나 일상 속 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고강도 거리두기로 어느 때보다 힘겨운 설 명절이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더해진다면 몸은 멀어도 정이 넘치는 `온(溫)텍트 명절`을 소망해본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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