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민족 고유의 대명절이지만, 거리두기로 인해 가족이어도 네 명까지밖에 못 만나는 다소 썰렁한 이번 설 연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번 연휴를 단조롭게 보내고 싶지 않다면, 다양한 영화와 책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감성적인 작품부터 더 넓은 시각을 갖게 해주는 철학적 작품까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은 영화와 도서를 모아 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마음을 잠시나마 영화와 도서로 털어버리는 건 어떨지!

◇추천 영화 3편

△코코=세계적 뮤지션을 꿈꾸는 멕시코 소년 미구엘. 미구엘은 `죽음의 날` 음악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대표곡 `Remember me`를 매일 같이 연습한다. 하지만 음악을 금기시하는 미구엘의 가족들은 미구엘이 기타치고 노래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고 막으려고만 한다. 이유는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가 음악을 위해 아내와 어린 딸을 두고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던 것. 가족들의 시선을 피해 몰래 음악 연습을 해오던 미구엘은 우연히 에르네스토의 기타를 발견해 손을 댔다가 마법처럼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헥터란 의문의 사나이를 만난 미구엘은 이승세계와 저승세계를 넘나드는 모험을 하게 된다. 미구엘은 무사히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까?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화려한 색감과 유쾌한 노래들로 가득 채운 영화 `코코`,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는 법을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아이 오리진스=진화론을 입증하기 위해 눈을 연구하는 과학자 이안. 그는 파티장에서 우연히 신비한 홍채를 가진 소피를 만나게 된다. 서로에 대한 끌림을 느낀 이안과 소피는 빠르게 사랑에 빠지지만, 이내 가치관이 다름을 깨닫는다. 확실한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만을 믿는 이안과 신과 영혼이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 소피. 이안은 운명을 믿는 소피가 그저 어린 아이 같기만 하다. 그런 생각도 잠시, 한순간에 소피를 잃게 되는 이안. 괴로운 시간을 보내던 이안은 자신을 위로해주는 캐런과 결혼을 하는데,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엔 소피가 있다. 이후 아이를 출산한 이안 부부는 병원으로부터 아이가 자폐증이 의심된다는 연락을 받게 되고, 찾아간 병원에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실험을 한다. 병원이 뭔가 숨기고 있다고 의문을 품게 되는 이안 부부는 직접 실험 안에 나왔던 것들을 쫓아가기 시작하는데… 잔잔하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며 진한 영상미를 느끼게 하는 영화 `아이 오리진스`다.

△행복을 찾아서=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세일즈맨 크리스 가드너. 물건을 팔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지만, 한 달에 한 대도 팔지 못하는 등 실적은 마음만큼 따라주질 않는다. 궁핍한 생활을 버티지 못한 아내는 가드너와 아들 크리스토퍼를 버리고 집을 떠나게 된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절실히 성공해야 하지만, 점점 지쳐가는 가드너. 자신의 무기력함에 절망하고 있을 때 앞에 나타난 빨간 고급 자동차 한 대. 가드너는 차에서 내린 그에게 다짜고짜 질문을 한다. "어떤 일을 하고 있죠?" "성공의 비결은 뭔가요?" 갑작스런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친절히 답하는 차주의 대답은 `주식 중개인`. 가드너는 그를 따라 주식 중개인이 되고자 하지만 60대 1이란 엄청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진정한 행복과 성실함, 신념의 가치를 생각해보게끔 하는 영화 `행복을 찾아서`다.

◇추천 도서 3권

△홀로서기 심리학= 라라 E. 필딩 지음·이지민 옮김/ 메이븐 / 268쪽 / 1만 5000원

"왜 사람은 나쁜 습관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까?"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자신 있게 삶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돕는 46가지 심리 레슨 책이다. 책은 지나친 감정 기복과 과도한 자기 비난, 오래된 마음의 상처, 습관적 외로움 등으로 매일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중심을 잡고 인생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법을 알려준다. 15년 동안 임상 심리학자이자 상담가로 활동해 온 저자는 다양한 심리 상담 속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각기 다른 심리 문제여도, 마음 속에선 모두 홀로서기 문제와 연결된다는 점이었다. 홀로 서지 못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부족하고 결핍된 존재로 인식하고, 그 결핍은 자신이 아닌 타인이나 세상이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보다 인정받으려 지나치게 노력하고, 자신보다 일에 더 몰두해 자신을 혹사시키곤 한다. 통제 안 되는 내 감정과 나를 깎아내리는 나쁜 버릇을 고치고 싶다면, 홀로서기 능력을 점검해볼 때다.

△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676쪽 / 1만 7000원

호주 브리즈번 교외의 작은 마을에 사는 12살 소년 엘리는 다소 특별한 가족이 있다. 바로 마약에 빠진 엄마와 알콜중독자 아빠, 실어증에 걸린 형까지. 마음 하나 편히 둘 곳 없는 최악의 가정환경이지만 엘리는 굴하지 않고 이들을 사랑으로 감싼다. 그는 `좋은 사람은 누구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나쁜 사람은 왜 나쁜 사람이 되기로 했는지 궁금해 하며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 또한 누구보다 용감하게 소년의 엉뚱함과 씩씩함을 무기로 불행과 맞서 싸운다. `우주를 삼킨 소년`은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소설로, 자신이 겪은 아픔을 아이의 시선으로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녹여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상처 입은 사람들이 어떻게 치유 받고 성장해나가는지, 더 나아가 내게 상처 준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가능한지 알려준다.

△어디에도 없는 아이= 크리스티안 화이트 지음·김하현 옮김 / 현암사 / 424쪽 / 1만 6000원

"아이는 1990년 4월 3일에 사라졌습니다. 저는 당신이 아이를 납치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 당신이 그 아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낯선 남자가 건넨 한 마디는 주인공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자신이 28년 전 일어난 납치사건의 `사라진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납치됐던 마을을 찾아간다. 그리고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예상치 못했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책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납치사건 당시의 상황과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을 긴장감 있게 전한다. 또한 갖가지 사연을 가진 사건 관련 인물들을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누지 못하게 하며 현실감을 더한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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