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수 타임동물메디컬센터 대표 원장
윤문수 타임동물메디컬센터 대표 원장
보호자들에게 동물병원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최근에는 `과잉진료`, `바가지` 등의 이미지가 많이 굳어져 있는 듯하다. 일선 수의사들이 진료할 때에도 보호자들의 의심 섞인 눈초리를 받을 때도 많고 실제로 그런 의심이 무서워 간단한 처치만 하고 치료를 종료하는 수의사들도 많은 실정이다. 그런데 온라인상에서는 이런 병원이 친절한 병원, 과잉진료가 없는 병원으로 좋은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해당 병원은 지속해서 이러한 치료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이 과연 보호자들과 아픈 반려동물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개인적일 생각일 수도 있지만, 정답은 절대 그렇지 않다. 우선 사람은 아프면 스스로 조기에 병원을 갈 수가 있으나 동물들은 보호자가 눈치채기 전까진 스스로 병원방문이 어렵다. 가뜩이나 아픈 곳을 숨기려는 본능이 있는 동물들의 상태를 조기에 눈치채기란 상당히 힘들다.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이 아픈 것을 눈치채고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질병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토로 내원한 A라는 2살이 된 고양이의 경우가 있었다. 구토나 식욕부진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고 활력도 좋았던 경우라 보호자는 다른 검사나 처치 없이 약만 처방받길 원하셨고 간단한 검사라도 하시길 권해 드렸으나 강경하게 거부하셔서 약을 처방해 드렸고 그 다음 날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추가 검사를 진행하였더니 이물섭취로 인한 장폐색으로 인해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다. 물론 증상의 경중이나 다른 증상 여부에 따라 간단한 처치로 해결되는 예도 있으니 무조건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꼭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또한, 반려동물은 사람처럼 아픈 곳을 스스로 얘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진료를 보다 보면 어딘지 모르겠지만 평소와 다르게 아파 보인다는 경우를 생각보다 많이 접하게 된다. 최대한 신체검사와 문진으로 어디가 아픈 것인지 좁히려고 노력하지만, 수의사도 신이 아니므로 검사 없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오히려 검사 없이 모든 질환을 경험으로만 확실히 진단하려는 경우를 더 의심해 봐야 할 수 있다. 윤문수 타임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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