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일반 청약 50% 전국서 신청 가능…시민 '내집마련 꿈' 외면, 개정 필요

행복도시 6-3 생활권 리첸시아 조감도.
행복도시 6-3 생활권 리첸시아 조감도.
세종시 주택청약 일반공급이 지역민에게 50%만 우선 배정되는 가운데 무주택 서민의 자택마련을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6-3생활권 H2·H3블록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주상복합 아파트의 일반공급 물량은 376가구로, 전체 공급 물량 1350가구에서 이전기관·기관추천 등 특별공급을 제외한 수치다. 이 같은 일반공급 물량은 시가 일부 특공 물량을 줄여 확보한 것으로, 앞서 시는 일반공급 물량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확보된 일반공급의 물량 중에서도 단 50%만이 세종시민에게 우선 공급된다. 분양 공고문에 따르면 시의 일반공급 유형은 해당지역과 기타지역으로 나뉜다. 물량의 50%가 우선 공급되는 해당지역의 경우 시에 1년 이상 지속 거주한 자로 제한했다. 반면 나머지 50%(기타지역)는 대전과 충남북은 물론, 별도의 거주지 조건이 붙지 않아 전국에서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이처럼 세종시의 일반 공급 비율이 정해진 이유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고시 제2016-13호에 따른 것이다.

관련 규칙 제4호 3항에는 `행복도시 예정지에 공급하는 주택은 타 지역민도 공급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고 행복청 고시에는 `예정지역의 거주자 우선공급비율은 50%로 정한다`고 돼있다.

어렵게 확보한 일반공급 물량의 절반 가량만이 시민에게 우선 배정되며 무주택 서민의 자택 마련은 `바늘구멍 통과하기`로 전락했다.

무주택자 A씨는 "평범한 시민이 세종 지역에서 자택을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일반 청약 물량이 터무니 없이 적은 데다가 지역민 우선 배정 또한 부족하다"며 "타 지역민 보다는 세종에 정착한 시민에게 우선권을 더 주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국에서 시 기타지역으로 청약을 접수하며 경쟁률이 폭등, 부동산 광풍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2일 1순위 청약까지 마친 리첸시아 파밀리에의 일반청약에는 7만 1646건이 접수됐다. 그중 기타지역에는 전체 일반청약 신청 건수의 70%에 육박하는 5만 442건이 접수됐으며 최고 경쟁률은 2099.9대 1(H2블록·전용90㎡A)까지 치솟았다.

이에 대해 시는 담당 기관인 행복청에 관련 사안에 대한 개정을 요청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 관계자는 "시는 지역 주택청약 일반 공급의 해당·기타 지역 비율에 대한 개정권한이 없다. 해당 이 사안에 대해 행복청에 알리고 개정을 요청 할 계획"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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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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