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이용객 1만8000여 명 안전위협
안전사고 계속돼도 기약없는 '역사신축' 핑계만

지난 5일 시민들이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천안역 전철플랫폼을 지나고 있다.
지난 5일 시민들이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천안역 전철플랫폼을 지나고 있다.
[천안]천안 수도권 전철 개통 15년이 넘도록 천안역 1호선 상하행선 플랫폼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지 않아 이용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 사고도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제대로 진행 못하고 있는 `역사 신축사업`에 발목이 잡혀 이용객들의 안전이 뒷전이 되고 있다.

7일 천안역과 철도사법경찰대 천안센터 등에 따르면 경부선전철 역사인 성환, 직산, 두정, 봉명, 쌍용 등 천안·아산지역 10개 역사 중 일평균 전철 승객 17467명이 이용하는 천안역에만 승객 추락 및 자살사고 방지를 위한 스크린도어를 설치하지 않았다.

2005년 천안에 수도권 전철 1호선을 연장 개통했지만 15년이 넘도록 스크린도어를 설치하지 않아 안전사고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천안역에선 지난해 5월 한 50대 여성이 상행 6번 승강장에서 발을 헛디뎌 선로에 추락했다. 앞서 2019년 2월에도 같은 곳 8번 승차홈에서 80대 남성이 전동휠체어를 운전하다 열차를 기다리던 60대 여성과 동반 추락하는 일도 발생했다.

스크린도어는 안전사고와 자살사고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화재발생시 연기 확산도 방지할 수 있다. 예산 규모는 역당 7억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천안역 관계자는 전철 스크린도어 설치가 미뤄지고 있는 이유가 역사 신축 계획 사업에 포함해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시역사 운영 20여 년이 다 되도록 `역사신축`만 되풀이하며 시민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역사신축과 관련, 문진석 의원(천안갑)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와 본회의를 통과한 천안역 신축 설계비 예산 국비 15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실제 신축사업완료 시점은 보장받지 못한 상태다.

전철 이용객 유모(천안 용곡동·37)씨는 "천안역의 경우 스크린도어가 없어 사고날 위험이 큰 상황"이라며 "천안역사 신축이 언제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예산을 전용해서라도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중진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이제 설계 단계에 불과한 천안역 개량사업 진행을 기다리면서 스크린도어 설치를 미루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예산보다 시민 생명을 먼저 생각해 스크린도어를 조속히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안역 관계자는 "국가철도공단 등에서 천안역사 신축계획 변경을 하면 매몰비용이 발생하는 책임 소재를 우려해 미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역무원들도 철도공단에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류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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