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혜생원 입소 아이 무료 화상치료와 향후 치료가 필요한 아이까지 지원 약속

구세군 대전 혜생원과 베스티안우송병원이 지난 2일 화상 치료 지원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박석현 대전 혜생원장, 송창민 베스티안우송병원장.                    사진=대전 혜생원 제공
구세군 대전 혜생원과 베스티안우송병원이 지난 2일 화상 치료 지원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박석현 대전 혜생원장, 송창민 베스티안우송병원장. 사진=대전 혜생원 제공
"희정이의 화상 치료는 물론, 앞으로 혜생원에서 화상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은 전적으로 무료 치료를 지원하겠습니다."

최근 구세군 대전 혜생원에 들어온 희정(가명·11)이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뜨거운 국을 쏟아 다리에 큰 화상을 입었다. 당시 어려운 가정형편에 제대로 된 치료도 받을 수 없었던 아이는 따가운 상처를 고스란히 지닌 채 대전 혜생원에 입소했다. 시설 교사가 아이의 상처를 마주했을 때, 그 상처는 다친 지 시간이 꽤 지난 것으로 보였다. 아이의 다리에 크게 퍼져 있던 화상 자욱은 아이가 묵묵히 버텨왔을 고통의 시간을 잠시 짐작케 했다. 맑은 마음씨를 가졌지만 유독 소심하던 아이의 성격이 이 상처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을까 감히 상상도 했다.

시설 교사들은 코로나19가 잠시 잠잠한 틈을 타 희정이를 대전 동구에 위치한 베스티안우송병원에 데려갔다. 이 병원은 화상중점병원인데, 교사들은 대전에 있음을 감사했다. 진료 결과 희정이의 상처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상처가 아이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한 탓이다. 상처는 관절과 관절 사이 넓게 퍼져 있어, 희정이가 성장하려 할 때마다 꽉 잡고 늘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수술 한두 번이 아닌, 3년 간의 지속된 치료뿐이라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교사들은 안도와 걱정이 교차했다. 지금이라도 상처를 치료해줄 수 있어 다행이란 마음이 드는 한편, 치료에 지속 투입될 병원비가 걱정이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로 부딪힌 셈이다. 입소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외부 후원자가 없는 희정이는 개인적으로 쌓여진 후원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듣고 함께 안타까워하던 송창민 베스티안우송병원장은 이들에게 따스한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바로 희정이의 무료 치료 지원이다. 베스티안우송병원은 앞으로 3년 간 희정이의 화상 치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대전 혜생원 내 화상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무료 치료 지원도 함께 약속했다.

박석현 대전 혜생원장은 "사정을 들은 원장님이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해서 관련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렇게 도움을 받게 돼 진심으로 감사하고 너무 좋은 소식이라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창민 원장은 "국립의료원에서 전공의 과정 중 구세군과 함께 몽골 심장병 환아를 치료한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 구세군 지원 활동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남아 있어 진료하면서 알게 된 대전 혜생원의 환아들을 지원하기 위해 협약을 맺게 됐다"며 "앞으로도 화상 치료나 흉터 개선으로 아이들이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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