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다 죽는다 (애덤 실베라 지음·이신 옮김/ 문학수첩 / 452쪽/ 1만 4000원)

자신이 24시간 안에 죽게 될 운명을 알게 된다면,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실낱 같은 하루를 남겨 둔 시점에서 무엇을 할까? 발표하는 소설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주목을 받은 신예 작가 애덤 실베라가 흥미진진한 설정을 지닌 소설 `두 사람 다 죽는다`로 독자들을 찾아 왔다.

`데스캐스트(Death-Cast)`라는 회사는 매일 자정을 앞두고 다음 날 죽음을 맞이할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 사실을 알려준다. 수신자들은 정확히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 채 단지 자신이 24시간 안에 죽는다는 사실만 통보받게 된다. 미국 뉴욕의 어느 초가을 날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두 명의 10대 소년은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안타깝게도 당신은 앞으로 24시간 안에 때 이른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열여덟 마테오와 열일곱 루퍼스는 사실 그 전화를 받기 이전부터 녹록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마테오의 어머니는 그를 낳다가 사망했고, 아버지는 식물인간으로 오랫동안 병원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 마테오는 자신의 삶에 잇따라 벌어졌던 파란만장한 사건들에 지쳐 집 안에서만 머물며 세상과 담을 쌓아 가고 있던 참이었다. 루퍼스 또한 가족의 비극적 죽음을 목격하고 위탁가정에서 살고 있으며 평탄치 못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폭력 사건에 자주 연루됐던 루퍼스는 `데스캐스트`의 전화를 받는 그 순간에도 폭력사건의 현장에 있었다. 결국 그는 삶의 마지막 날까지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세상에 등을 돌린 은둔형 외톨이와 다소 삐뚤어진 방법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반항아. 닮은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두 소년을 맺어준 건 앱 `라스트 프렌드`였다. 이 앱은 데스캐스트에게 죽음을 예고받은 사람, 즉 `데커`들을 연결해주는 앱이다. 라스트 프렌드를 통해 만난 마테오와 루퍼스는 얼굴을 마주한 순간 서로 자라온 환경과 성격이 너무나 다르다는 걸 깨닫는다. 잠시 망설였던 둘은 용기를 내 마지막 하루를 함께 보내기로 한다.

저자는 각 챕터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간과 분 단위로 나누고 여러 인물들의 1인칭 시점으로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시한폭탄을 품은 듯 24시간 내 언제라도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두 소년은 남은 인생을 한 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후회 없이 살아가려 노력한다. 인생의 마지막 날을 함께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두 소년들은 비로소 삶의 의미와 자신들이 주변에 어떤 존재였는지를 깨닫게 된다. 의미 있는 우연들이 만들어내는 두 소년의 모습은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한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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