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토론회서 질책 쏟아져

2일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중이온가속기 구축 사업 추진 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자기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2일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중이온가속기 구축 사업 추진 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자기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중이온가속기 구축 사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핵심 장치 미구축 등에 따라 세 번째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만큼, 사업 계획 변경에 앞서 전반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중이온가속기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이온가속기 구축 사업 추진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패널로 권면 중이온가속기구축건설사업단장, 김경렬 포항가속기연구소 연구위원, 김민수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조무현 총괄점검단위원장, 조용섭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최숙 전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연구위원, 홍병식 중이온가속기이용자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사업 계획 변경 시 인적·관리 주체의 변화가 필요하단 주문이다. 김경렬 연구위원은 "사업 기간 연장을 가정, 하드웨어 측면 위주에서 소프트웨어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를 수행하는 게 사업단 인력인데, 이들에 대한 재배치나 집중화를 다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섭 책임연구원도 "(사업에) 외부 기관이 많이 동원됐는데, 불확실성이 많이 커졌다"며 "이를 지우기 위해서라도 사업단 주도적으로 (장치를) 제작해야 한다. (추진 기관인) IBS 원장이 주도적으로 (임무를 맡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제는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민수 이사는 "2017년 사업 점검 당시에는 기술적 문제 해소 가능성도 있고 주어진 예산에서 할 수 있다고 진단됐는데, 현재는 사업 관리가 잘 안 된 것 같다"며 "진정 책임의 소재는 어디에 있는가. (이런 상황에 대해) 국민이 알 수 있게 설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최숙 전 연구위원은 "사업 관리 책임자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인력 교체를 안 하면 똑같은 사람들이, 똑같은 마인드로, 사업을 이끌어 가는데 사업이 어떻게 추진될지 예측이 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내부 반성의 목소리도 들렸다.

권면 단장은 "이제까지 사업단이 신뢰성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올해 1년 동안은 이것을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성공시켜 신뢰도를 올리지 않으면 추가적인 사업도 자신 있게 추진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조무현 위원장은 "지금 이 상태에서 사업 계획을 변경하면 과기부에선 다른 정부 기관에 적절성 검토를 다시 받아야 한다"며 "2019년 검토받은 뒤 2년 후에 또다시 받아야 하는 결과에 굉장히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홍병식 회장은 이날 사업 추진 대책으로 제시된 연장안(예산·기간 추가 투입)에 대해 "사업단에서 많은 노력을 해 지금 고에너지가속관에서 성능이 확보된 가속관이 나오기 시작한다"며 "이용자 입장에선 추가 지원을 받으면 오는 2025년까지 사업 완수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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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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