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 A중, 보건 교사에 진로진학 수업 권해
보건교사, 코로나19 엄중 상황서 보건실 비우고 진로 교육해야하나
학부모, "진로교육 부족하면 외부강사 투입하는 등 대안 마련해야" 지적

대전의 한 중학교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보건 교사에게 수업을 권유해 학교 안팎에 잡음이 일고 있다.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보건 교사에게도 수업을 분배하려 했다는 것인데, 해당 교사는 교내 유일한 의료 인원으로 논란을 사고 있는 것.

27일 대전시교육청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대전 유성의 A중학교는 지난해부터 보건교사 B씨에게 진로 수업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보건교사 B씨가 A중학교 내 유일한 의료 인력이자, 방역 책임자였다는 점이다. B씨가 학교 측의 요구대로 진로수업을 진행했을 경우 학교 안전사고에 발 빠르게 대응할 의료인력 공백을 초래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보건 교사 B씨는 "지난해부터 학교 측에서 진로 수업을 해달라고 했지만, 방역 관련 업무가 계속해서 공문으로 내려왔고 무엇보다 보건실을 비우면 학생이 크게 다치거나 감염병 확산에도 대응할 수 없어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B씨는 휴직계를 제출한 상태다.

강영미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회 대표는 "학교마다 보건 교사가 부족한 실정이고 교내 감염병 전문가까지 투입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데 보건 교사를 진로 수업에 투입하는 건 학생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재량활동 진로 교육 인력이 부족하다면 외부 강사를 투입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과 A중학교는 일반 교과 교사에게 분배하는 수업을 보건 교사에게도 나누면서 생긴 논란이라고 해명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보건 인력이라는 특수성이 맞물려 논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중학교 교감은 "일반 교과 교사가 재량 수업을 하는 것처럼 보건 교사에게도 수업을 권유한 것"이라며 "B씨의 휴직은 일신상의 사유이다. 우리 학교 뿐만 아니라 여러 학교에서 재량 수업에 보건 교사가 진로와 관련된 수업을 진행하는 등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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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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