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수요 급증에도 썰렁…"배달 늘어나 수익 커졌다지만 우리에겐 먼 얘기"

27일 오전 10시쯤 찾은 대전 중구 문창동 오토바이 특화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정의 기자
27일 오전 10시쯤 찾은 대전 중구 문창동 오토바이 특화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정의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배달이 적게 잡아도 배 이상 늘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저희에겐 머나 먼 얘기로밖엔 들리지 않네요."

대전에서 오토바이 판매업계에 뛰어든 지만 40여 년, 대전이륜차협회장을 지냈다는 지정석 대림자동차 대전합동대리점 대표의 푸념이다. 27일 오전 10시쯤 지 대표가 운영하는 점포를 비롯, 다수의 오토바이 판매·수리점이 입점 해 있는 대전 중구 문창동 오토바이 특화거리는 옛 명성과는 달리 고객들의 발길이 끊긴 모습이었다. 비교적 쌀쌀한 날씨 탓인 지, 난로 하나에 추위를 견디며 손님을 기다리는 점포 직원 몇 명 만이 눈에 띄었다. 한 때 수십 곳의 오토바이 매장이 밀집해있는 거리를 알리는 `오토바이 특화거리` 안내판은 과거의 영광은 잊은 채, 이제는 추억의 상징물로 덩그러니 남아 있는 듯 보였다.

지 대표는 "과거 오토바이 특화거리가 조성될 때만 해도 40-50여 곳의 매장이 들어서면서 북새통을 이루곤 했지만 이젠 옛 추억일 뿐"이라며 "오토바이 특화거리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지금은 10여 곳의 점포 밖엔 남아 있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와 그 이전 해 매출에 큰 차이가 없다"며 "코로나19에도 일부 업체만 특수를 누리고 있을 뿐, 전반적인 오토바이 산업은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토바이 특화거리 인근인 동구 원동에서 오토바이 판매·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 모(58) 씨는 "주변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이 늘면서 오토바이 판매점은 그나마 장사가 잘되지 않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하루에 몇 명의 손님을 받는 것으로도 다행일 정도로 경기가 어렵다"며 "이 업계에 뛰어든 지도 어느덧 30여 년이 넘다 보니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쉽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미 오프라인 점포가 아닌 온라인을 통해 오토바이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적잖다"며 "대부분의 거래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 보니 배달 급증에 따른 매출 상승 기대감도 사라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등록현황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이륜차 등록대수는 228만 9009대로 전년 223만 6895대와 비교해 5만 2114대 늘었다. 이륜차등록대수는 2016년 218만 대에서 2017년 219만 대, 2018년 220만 대 등 매년 약 1만 대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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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0시쯤 찾은 대전 중구 문창동 오토바이 특화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정의 기자
27일 오전 10시쯤 찾은 대전 중구 문창동 오토바이 특화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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