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2배수 선정하고도 재공고…"적합자 없다" 판단·내부반발 영향도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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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국책 수리과학 전문 연구기관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수리연)가 차기 소장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원자 부족, 후보자 부적격 등을 이유로 소장 후보자 재공모 사태까지 빚어진 상황에서 현 소장 임기 만료가 도래하며 기관장 대행체제로 전환됐다.

27일 지역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날부터 부설 연구소인 수리연의 제6대 소장 후보자 선정을 위한 재공고에 나섰다. IBS는 내달 5일까지 지원자를 모집한 뒤 같은 달 9일 면접을 거쳐 3인 이내로 후보자를 압축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후보자 적격 심사 등을 거칠 예정인데, 최종 소장 선임까지는 이르면 2월 말 늦으면 3월 초중순쯤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현 소장 임기가 오는 29일로 임박해짐에 따라 소장 대행체제가 2개월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IBS 이사회가 소장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수리연 소장 후보자 두 명에 대해 부적격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IBS 한 관계자는 "심도 있는 논의 결과, 두 명의 후보자가 부적격했다기보다는 한 번 더 공모하면 최적의 후보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중지를 모았다"며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적임자가 없다고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리연 내부는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수리연 한 관계자는 "(선임) 불발이 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번 달에 신임 소장이 오셨다면, 오는 3월쯤 조직개편이 이뤄졌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기다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있겠느냐"고 밝혔다.

소장 후보 2명 모두가 부적격자라며 혹평했던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적절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노조 한 관계자는 "다른 의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후보자들이 자질이 부족하다고 IBS가 판단한 것 같다"면서 "기관 운영을 제대로 못 할 바에는 선임에 몇 달이 더 걸리더라도 역량을 갖춘 분이 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지역 과학기술계 일각에서는 이번 재공모 결정에 노조 등 내부 반발 영향이 일정부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재공모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상대적으로 인적 구성이 빈약한 게 수학 과학계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제 수리연 제6대 소장 후보자 첫 공모에선 지원자가 단 2명에 불과해 2배수 조차 압축할 수 없어 공모 기간을 연장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최종 4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수학계 한 인사는 "수학계 자체가 제약된 게 사실"이라면서 "기관장으로서 능력과 덕망을 갖춘 인사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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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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