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표된 작년 한해 통계청 인구이동 자료를 보면 대전의 역외 인구 유출이 보통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 전출자 대비 전입자 비율이 -0.8%를 기록했다. 인구수 증감 폭을 보면 더 확연히 알 수 있다. 작년에 23만 2000명이 전입해 온 반면, 전출자는 24만 3000명에 달함으로써 1만 1000명이 이삿짐을 쌌다. 이렇다 보니 광역시 기준 인구수 순위 유지도 버거워 보인다. 바로 뒤에 붙어있는 광주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역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전 인구가 한때 15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엄청난 인구 역주행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내리막 추세는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부터 시작됐다. 대전 인구가 풍선 바람 빠지듯 하고 있는 주된 요인은 세종시 빨대현상 때문임은 익히 아는 바다. 세종 인구 증가는 사실상 대전에서 전출해간 사람들이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컨대 대전과 세종 간에서는 인구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작동해온 지 오래다. 세종 인구수가 늘어날수록 대전 인구수는 감소하는 딜레마적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특히 주택 문제가 핵심 변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같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사간 인구중 30-50대가 3만 1600여 명으로 나타났다. 미래 부동산 투자 가치에 주목한 연년층의 목적형 전출자가 대전 인구의 세종 유출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띠는 이유라 할 것이다. 세종의 인구 흡입력은 행정수도 완성 정책이 주공급원이다. 세종의사당 건립이 가시화하고 있는 현실에다 이에 발 맞춰 국회타운 조성을 위한 도시계획적 밑그림까지 제시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세종의 인구 팽창은 더 맹렬한 기세를 자랑할 가능성이 높다. 자연히 대전 인구의 세종행 열기도 더 달아오르면 올랐지 쉽사리 꺾이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세종이 행정수도의 면모를 갖춰가야 한다는 데는 정책 가치 구현 면에서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다만, 세종 인구 구성과 분포 측면과 관련해 이게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실효성 있는 고민이 요청된다. 대전의 광역시 간판이 무색할 정도라면 균형발전 및 수도권 과밀해소라는 두 가치 기둥의 빛이 바래지 않겠는가.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