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타일 뜯어내고 다시 페인트 작업 등 통행불편 가중…3차로 중 1차로 차지

26일 오후 대전시 서구 갈마지하차도에 진입로 초입 벽면에 타일을 뜯어낸 후 가림막을 설치했다. 사진=박상원 기자
26일 오후 대전시 서구 갈마지하차도에 진입로 초입 벽면에 타일을 뜯어낸 후 가림막을 설치했다. 사진=박상원 기자
최근 대전 일부 지하차도에서 시설개선을 이유로 멀쩡한 타일을 뜯어내는 등 사업을 벌이고 있어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시민들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공사가 진행되면서 편도 3차선 중 한개 차로를 차지하면서 통행량이 많은 갈마·탄방 지하차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 운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말까지 사업비 총 20억 6600만 원을 투입해 `노후지하차도 시설개선공사`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상은 갈마·탄방·가오 지하차도 등 3곳인데, 기존 벽에 부착된 타일을 철거해 페인트 등을 칠하는 사업이다. 시는 준공 후 약 27년 이상 경과한 해당 지하차도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 벽면 타일이 떨어지는 등 지진 발생 시 타일이 한꺼번에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등 도시미관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는 것.

그러나, 평소 출·퇴근 시간대 등 이들 지하차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통행에 불편이 없는 지하차도에 굳이 예산을 투입해서까지 이런 공사를 해야 하는 지 의아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성구에서 중구에 있는 직장까지 출퇴근을 하는 박 모씨는 "평소 중구 방향으로 출퇴근할 때 갈마·탄방 지하차도를 지나가야지만 직장에 빨리 도착할 수 있다"며 "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면서 한 차로를 이용하지 못해 차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해 위험한 상황이 빈번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평소 탄방과 갈마지하차도를 자주 이용하는 정 모씨는 "어느 날 갑자기 지하차도 공사를 실시하면서 차량 통행을 통제해 사고 날 뻔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면서 "무슨 공사를 하는지 궁금했는데, 타일을 떼어내고 페인트칠을 하는 공사를 다시 한다니 정말 기가 막히고, 터무니없다.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지하차도를 두고 도시미관 때문에 공사를 한다는 게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돈이 남아도는가 보다. 자기네 돈이면 이렇게 하겠느냐"며 비난했다.

당초 이달 말 완공 예정이었던 이들 지하차도에 대한 공사가 오는 3월 초까지 공기가 연장되면서 시민들의 불편과 안전 위협이 가중될 전망이다. 다만, 지난 12월 동구 판암동에 위치한 가오지하차도는 공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편은 이해되지만, 지하차도 내 벽면에 있는 타일이 떨어진다는 등 이러한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며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새벽에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선 야간수당이 추가되면서 인건비가 늘어나 예산이 초과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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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대전시 서구 탄방지하차도 진입하는 입구 벽면에 타일을 제거된 후 오는 3월 중으로 페인트칠이 완료될 예정이다. 사진=박상원 기자
26일 오후 대전시 서구 탄방지하차도 진입하는 입구 벽면에 타일을 제거된 후 오는 3월 중으로 페인트칠이 완료될 예정이다. 사진=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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