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범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난항을 겪자 `기호 4번` 후보 등록으로 배수진을 치면서도 단일화 절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다만 국민의힘은 경선 일정에 집중하며 자체 경선을 통한 최종 후보 선출에 무게를 싣고 있다.안 대표는 26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4·7 보궐선거 예비후보 `기호 4번`으로 등록했다. 국민의힘이 범야권 후보 단일화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일단 국민의당 후보로 뛰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안 대표는 후보 등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최전선으로 떠나는 군인의 심정"이라며 "후보 등록 서류는 반드시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교체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긴 출사표"라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야권 단일화의 끈도 놓지 않았다. 야권 단일화의 필요성을 재차 피력했다.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가능한 빨리 시작해야 하고, 국민의힘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까지) 2주밖에 남지 않은 3월 초에 협상할 경우,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굉장히 난감한 지경에 빠지게 된다"며 실무 협상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두가지 방법 밖에 없다"며 "하나는 안 대표가 입당해 원샷으로 단일화를 하는 것으로 우리 당에 입당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방법은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된 후 3월 초 쯤 돼 누가 적합한 후보인지 국민에게 묻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에 개방형 경선플랫폼과 승복 서약 등을 잇달아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요구에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한 예비경선 진출자를 선정하며 계획된 시간표 대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종인 위원장도 거듭 안 대표의 단일화 제안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전날 단일화에 대해 "관심 없다. 나는 국민의힘 후보를 만드는 데 책임을 갖는 사람"이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3월이 되면 늦는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판을 흔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안 대표의 말도 일리는 있다"며 "안 대표의 입당과 향후 통합을 전제로 한 범야권 통합 경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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