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둔산동 한 술집, 오전부터 식당처럼 운영…"예약 밀려 있어"
텅 빈 대학가에 1년간 매출 뚝…"번화가서 매장 새로 개점 준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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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따라 지역 곳곳에서 경제적 피해 호소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지역 소상공인들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나섰다. 영업시간 제한 등에 따른 매출 급감을 만회하기 위해 기존 영업 방식에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 등 비수도권에서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의 핵심은 `오후 9시까지 영업 제한`이다. 사실상 술집의 경우 오후 9시부터가 본격적인 영업 시간으로 2-3시간이라는 짧은 영업 시간 매출로는 매달 나가는 임대료조차 메꾸기가 버거울 수밖에 없는데, 지역 일부 술집에선 점심 특선 메뉴를 내놓으며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술집 사장 A 씨는 "원래 영업시간이 오후 6시 30분부터 오전 0시까지였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한시적으로 점심특선을 내놓으며 오전 11시 30분부터 매장 문을 열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의 발길이 끊겨 장사도 안되는데, 매장이 번화가에 위치해 매달 지출되는 임대료와 인건비만 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제한된 영업시간으로 매장 이용에 아쉬움을 남기는 손님들이 생겨나면서 택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부언했다. 해당 술집을 예약하려던 직장인 고 모(29·여·대전 중구 중촌동) 씨는 "낮에도 음주를 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술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예약을 하려했더니 오전부터 예약이 꽉찼다는 답을 들었다"며 "이 곳 뿐만 아니라 지역 일부 번화가를 중심으로 술집임에도 낮에도 `점심특선 메뉴`를 내걸며 문을 여는 가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몇년간 머물던 생계의 터전을 옮긴 이들도 있다. 평소라면 개강일을 기점으로 대학생들로 붐빌 대학 거리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비대면 수업 등으로 학생들이 자취를 감추면서다. 대전 동구 가오동에 레스토랑 입점을 준비 중인 정 모(26) 씨는 "2018년쯤부터 동구 한 대학 근처에 문을 열고 장사를 해왔다"며 "2019년까지만 해도 배달을 하지 않아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익이 났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매장을 찾는 손님이 하루에 많게 잡아 봤자 10여 명에 불과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없어 시작한 배달 대행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오르지 않아 결국 오랜 고민 끝에 번화가로 가게를 옮기기로 했다"며 "임대료 등의 부담이 기존 자리보다 크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선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아쉬워했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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