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을 겪거나 깨닫고 나면 갑자기 바보가 된 듯 불쾌해지기도 한다. 더 화가나는 건 누군가 얕은 수로 나를 속이려 들 때다. 공공기관도 종종 그럴 때가 있다.
얼마전 세종시청의 아파트 기관추천 특별공급 비율이 그랬다. 다음달 초 분양을 앞둔 6-3생활권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아파트의 기관추천 특별공급을 100여 가구로 안내 했다가 일주일도 안돼 갑자기 60가구로 수정 안내했다. 기관추천 특별공급은 유공자, 장애인, 중소기업장기근로자 등에게 주어지는 물량이다. 세종시는 해당 물량을 사업주체가 임의로 전체 건설량으로 잘못 산정,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 가구수 40%를 뺀 나머지 가구 60%의 10%로 수정한다고 해명 했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났을까?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의 경우, 공공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이기 때문에 올해부터 확대 되는 생애최초 15%를 적용해 총 58%가 특별공급 물량이다. 여기에 세종은 이전기관 공무원 특별공급 물량 물량을 전체의 40%로 배정한다. 특별공급 물량만 98%에 달하게된다. 결국 일반 수요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2%에 불과해 시민들의 불만과 민원이 속출했다. 그러자 시장이 나서 특공물량을 줄여 일반공급 물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무원 특공은 놔둔 채 사회적 약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특별공급 물량만 줄여 발표했다. 이 결과 일반 공급의 물량은 조금 늘어났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만은 10여 년 넘게 이어저온 공무원 특공 물량이 여전히 과도하다는 지적인데, 엉뚱한 곳에서 해법을 찾아 그럴 듯 하게 포장한 모습이다. 세종은 지난해 아파트값이 40%이상 폭등했다. 분양가 대비 수억 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아파트도 숱하다. 여전한 그들만의 잔치 `세종시`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지 씁쓸하다. 조남형 취재3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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