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환 세종시의회 의장 "지방자치법 개정, 지방자치의 새로운 역사 쓰겠다"

이태환 세종시의회 의장
이태환 세종시의회 의장
행정수도 완성 공동 선언문 채택과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통과. 청렴도 전국 꼴찌와 시의회의 각종 부정부패 의혹. 2020년은 세종시의회를 둘러싼 명암이 교차한 해였다.

이 같은 성과와 논란의 중심에 선 이태환 세종시의회 의장을 만나 지난 한해 이슈와 신년 계획을 들어보았다.

- 전국 최연소 시의회 의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세종시 발전을 위해 어떻게 기여하고 싶나.

"국가 정책적으로 조성된 `젊은 도시` 세종시에서 정치생활을 시작한 덕분에 이른 나이에 선출직 공직자로서 의정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균형발전의 상징도시이자 전국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도시인 세종시의 핵심 과제는 청년들의 정주 여건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인재들이 떠나지 않게 더 나은 교육 여건과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행정수도로 조성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집중화된 인구와 각종 재원들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 재정을 안정화시키는 방안과도 연계될 수 있다고 본다. 풍부한 지역 인재를 기반으로 시에 다양한 기업이 유치된다면 지금까지 취·등록세에만 의존해온 세입 구조를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여타 도시에서 시도하지 못한 과감한 시도들을 해봤으면 한다. 특히 도·농복합도시의 강점을 잘 살려서 동과 읍·면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지난해 성과를 꼽는다면?

"가장 큰 성과로는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기대가 전국으로 확산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12일 전국 광역시도 단위 의장 협의체인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와 `행정수도 완성 공동 선언문`을 채택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10일 전국시군자치구협회 협의체인 전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와도 `행정수도 세종 완성 촉구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전국 모든 지방의회가 행정수도 세종 완성에 같은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전국 지방의회와 채택한 공동 선언문은 건의문 형태로 관계 부처와 국회 등에 전달한 상태이며,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완성추진단이 10개 상임위와 예결위를 시작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세종시의회는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국회 개헌특위 구성과 여·야·정부·지방정부가 참여하는 국회 행정수도완성특별위원회 구성 등 후속 조치 마련에 적극 앞장설 계획이다. 또 후반기 의회 출범 이후 가장 먼저 변화를 시도한 부분이 바로 의정 브리핑이다. 현재 매 회기를 앞두고 정례적으로 의정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례 제·개정과 예산 심의 방향, 현장 방문과 간담회 등 의정 목표와 성과 등을 언론인들과 시민들에게 온-오프라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주요 현안이나 쟁점사항 등이 발생할 경우 수시 브리핑을 통해 의회와 위원회별, 의원별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25일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제6차 임시회에서 현재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협의회 사무실을 세종시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사무실 임차 기간이 만료되는 2021년 11월에 시 이전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의회가 앞으로 국가균형발전의 구심점 역할과 함께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발전하는 데 더욱 큰 역할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가 반영됐지만, 국회법 개정안 통과라는 과제가 남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 본예산에 국회 세종의사당 기본설계비 127억 원이 통과됐다. 지난 2년간 집행되지 못한 예산 20억 원을 포함하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필요한 총 147억 원의 예산이 확보된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을 공식화했던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홍성국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려면 국민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초당적인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과, 나아가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국회 특위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세종시의회는 전국 모든 지방의회와 연대해 국회와 정부에 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낼 것이며, 여론 수렴을 위한 토론회와 후속 조치를 촉구하는 결의대회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추진 등을 위해 여야 초당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당장 지역의 여야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이에 대한 대책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와 행정수도 세종 완성은 우리 시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는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조성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는 의미 외에도 세종시를 마중물 삼아 전 국토의 고른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국민적 바람과 의지, 시대적 요구 역시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은 국민적 합의와 여야를 아우르는 초당적 협력이 필수인 만큼 전국 지방의회 연대뿐 아니라, 뜻을 같이 하는 지역 정치인들과도 당을 초월해 소통과 협력 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

끝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과 행정수도 세종 완성은 우리 지역의 주요 현안 중 하나다. 지역에 있는 다른 정당들이 세종시 발전과 직결된 문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세종시의 도약과 나아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그리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해나가는 데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 드린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에 따라 의회 권한이 강화됐다. 새해 의정활동에 대한 각오가 있다면.

"민선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 인력의 배치 등 지방의회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돼 지방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게 됐다. 지방의회의 권한과 독립성이 강화된 만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임하겠다. 하지만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통과에는 일부 한계점도 있다. 의회 조직을 자체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인 지방의회 자치 조직권이 반드시 부여돼야 하는데 이번 개정안에는 그 내용을 담지 못했다.

또한 지방의회 입법 역량과 예산 심의의 전문성과 직결되는 정책지원 전문 인력 역시 의원 정수의 절반 수준인 점도 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치분권 강화라는 국정 기조에 맞게 다양화·세분화된 지방 정부의 전체 사무를 견제·감시하고, 시민 밀착형 예산 심의와 주민 참여형 입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책지원 전문 인력의 확충이 필수적이다.

세종시의회는 전국 지방의회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전문 인력 확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며, 필요하다면 전국 지방의회와 연대해 한 목소리로 `주민과 더 가까워지고, 주민에게 꼭 필요한` 지방자치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데 동참하겠다."

- 뼈 아픈 말이지만, 청렴도 꼴찌와 각종 의혹 등에 대한 의회 차원의 자정과 노력이 필요한 것 아닌지.

"이번 제67회 임시회를 앞두고 진행한 의정 브리핑에서 밝힌 바와 같이,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 주관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 세종시의회가 17개 광역의회 중 최하위권으로 평가를 받았다.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드린 점에 대해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지난해 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로 의회 권한과 위상 강화된 만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변화와 쇄신에 앞장서겠다.

이를 위해 오는 2월까지 지난 공공기관 청렴도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타 시도의회 벤치마킹과 국민권익위의 청렴 컨설팅을 비롯, 올해 구성되는 행동강령운영 자문위원회의 자문과 세종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차원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청렴도 향상을 위한 특단의 종합대책을 마련토록 하겠다."

대담=장중식 세종취재본부장·정리=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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