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양성 학교시설 20-30명씩 합숙…확진자 아산치료센터로 나눠 이송

25일 대전 중구 대흥동 IEM국제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들이 충남 아산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신호철 기자
25일 대전 중구 대흥동 IEM국제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들이 충남 아산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신호철 기자
25일 오전 10시 30분쯤 대전 중구 소재 IEM 국제학교 앞. 지난 24일 오후 해당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이날 오전부터 경찰과 시청, 구청 관계자 등이 북새통을 이뤘다.

해당 시설은 지난 2010년에 외국인 대표가 설립한 선교사 양성 학교로 대전을 포함한 각 지역에 23개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더기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당시설은 원래는 요양병원 용도로 사용된 건물이다. 건물 옥상에는 해당 건물이 요양병원이었음을 뜻하는 녹십자 간판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었다.

오전 11시 30분쯤 되자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듯 질병관리청 관계자를 포함한 7명이 해당 시설에 들어가 조사에 착수했다. 곧이어 대전시 역학조사관들도 마스크 등 방호복을 입고 해당 시설로 분주히 들어갔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역학조사를 하면서 질병관리청에서 파견온 건 처음 본다"며 "말 그대로 엄중한 상황인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확진자들이 사용한 물건을 처리하는 한 경찰은 "아까 오전 9시 30분에 30명 가량 학생들을 태우고 충남 아산생활치료센터로 이동했다"며 "오후 1시 30분쯤에 3개 버스가 나머지 학생들을 이송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점심시간까지 경찰과 시·구청 관계자, 취재진 등이 일대에서 떠나지 않고 머무르자 바로 옆 식당 주인은 "손님들이 안 온다.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힘든데 오늘 장사는 접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시장과 구청장은 대체 뭐 하는 사람인데 이거 하나 통제도 못하냐"며 공무원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또, "IEM 국제학교 학생들은 대전지역 출신들이 아니라 전국에서 모였다"며 "첫 증상자가 나왔을 때 시설에서 격리든 귀가든 학생들에게 뭔가 조치를 했었어야 했다. 그 때도 신고하려다 말았다"고 아쉬워했다. 해당시설에 집담 감염 소식을 알지 못하고 식당에 방문한 손님들은 옆 건물 확진자 수가 100명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스러운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IEM 국제학교 건물에 있는 작은 창문을 쳐다보니 10대 학생이 밖에 빨리 나가고 싶은지 목을 내밀어 밖을 쳐다보는 장면도 연출됐다.

오후 1시 20분이 되자 확진자들을 충남 아산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하는 40인승 대형버스가 IEM 국제학교 앞에 모습을 보였다. 5분 뒤 IEM 국제학교 입구에서 30명 가량의 여학생들이 역학조사관 안내를 받으면서 차례로 버스에 탑승했다. 뒤이어 중구에서 보낸 대형버스 한 대가 남학생 20명 가량을 태웠다. 마지막으로 유성구 보건소에서 보낸 미니버스가 10명 가량의 여학생들을 태우면서 확진자 이송이 끝났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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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대전 중구 대흥동 IEM국제학교 앞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학교 건물에서 나온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신호철 기자
25일 오전 대전 중구 대흥동 IEM국제학교 앞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학교 건물에서 나온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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