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대전의 중·고교과정 기숙형 비인가 학교인 IEM국제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25명이 무더기로 발생, 지역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확진자 발생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전시내 한 복판에 자리잡은 시설에서 100명이 넘는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더욱이 이 학교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혹여 제2의 신천지나 BTJ 열방센터와 같은 집단 사태로 비화할까 우려가 앞선다. 방역당국과 행정당국은 선교회의 학교 운영 전반에 걸친 실태 파악과 감염 경로 등을 면밀히 추적해 더 이상의 확산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전 국제학교발 집단감염은 운영 주체인 IM선교회의 안일함과 무책임이 초래한 예견된 사태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 건물에 들어선 이 기숙형 학교는 방 1개소 당 7명에서 많게는 20명이 함께 생활을 하면서 샤워시설 등을 공동 사용했다고 한다. 지하 식당은 칸막이도 없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른바 밀폐·밀접·밀집의 `3밀 환경`이 모두 갖춰져 있었지만 선교회나 학교 측은 방역당국이 권고한 가장 기본적인 방역수칙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사안일하게 운영했다는 반증이 되는 셈이다. 더욱이 지난 12일 첫 증상 발현자가 나왔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학교 측이 진단검사나 병원 입원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면 이런 대규모 집단감염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런 방역 사각지대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파악도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IEM국제학교와 같은 비인가 학교는 교육청에 정식 학교나 학원으로 등록된 것이 아니어서 외부에서는 실체를 알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IM선교회만 해도 이미 누적 확진자 수십명을 기록한 광주 TCS 에이스국제학교를 비롯해 전국에 20여개의 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실태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어 감염 확산의 우려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급기야 방역당국이 IM선교회가 운영하는 전국 시설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차제에 유사한 부류의 대안학교나 기숙시설 등도 일제 점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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