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별 제한 여부 비슷…닭·오리 2000만 마리 살처분 치킨값 상승도 비상

25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한 대형마트를 찾은 한 시민이 달걀 진열대를 살피고 있다. 강정의 기자
25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한 대형마트를 찾은 한 시민이 달걀 진열대를 살피고 있다. 강정의 기자
2017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대유행`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올해 초 `달걀 파동`이 재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지역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달걀 구매 제한 움직임이 엿보이는 동시에 달걀 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닭고기 값 상승세 또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대전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의 달걀 한판(특란 30개) 가격은 5980-6660원 대를 기록했다. 이날 찾은 대전 지역의 한 대형마트에선 달걀 한 판 가격이 7000원 대를 웃돌기도 했다. 지난달과 1년 전 모두 4000원대를 보였던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가파르다. AI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AI 발생에 따른 달걀 값 상승은 자연스럽게 4년 전 `달걀 파동`을 연상케 한다. 2017년 1월에도 AI 전파와 달걀 수요가 몰리는 설 명절이 맞물리면서 `1인 1판` 구매 제한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 중순 충남 아산 농가 등에서 잇따라 AI 바이러스가 검출, 확산되는 경향을 보여 익월 1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AI 위기경보를 최고수준인 `심각`으로 격상시킨 바 있다. 당시 설 명절을 앞두고 달걀 값은 1만 원대에 육박했고 미국산 하얀 달걀까지 대형마트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설 명절까지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올해에도 지역 대형마트에서 구매 제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달걀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밥 소비가 늘며 수요가 늘어난 대표적인 품목 중 하나인데,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수요가 많은 와중에 AI로 인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전 서구 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A 모 씨는 "AI 여파 등으로 인해 달걀의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객 1인당 달걀 1판을 제한 둬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 가격 또한 비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I가 처음 발생한 지난해 10월 1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전국에서 살처분된 가금류는 2000만 마리에 이른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당연하게도 닭고기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근거다. 달걀과 함께 닭고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커지고 있다. 주부 정 모(61·여) 씨는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요리 재료가 달걀과 닭"이라며 "꺾일 줄 모르는 달걀·닭고기 가격 상승세에 집에서 식사를 때우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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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한 대형마트를 찾은 한 시민이 텅 빈 달걀 진열대를 살피고 있다. 강정의 기자
25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한 대형마트를 찾은 한 시민이 텅 빈 달걀 진열대를 살피고 있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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