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위험에 회피 뚜렷…요양보호사 평균 연령도 60세로 고위험군

일선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는 물론, 일반 병동에서도 간병인력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
일선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는 물론, 일반 병동에서도 간병인력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
코로나19 장기화 조짐에 따라 일선 병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간병인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나마 보호자 없는 병실을 운영중인 대도시 외 중소도시에서는 하루 일당이 20만 원을 내걸어도 응모자가 턱 없이 모자랐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밝힌 `코로나19 환자 등 요양 지원을 위한 간병인 모집 현황`에 따르면, 한달 가까운 모집 기간 동안 접수한 확보한 인원은 17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와 50대가 간병인이 각 5명, 20대 4명, 40대 3명이다. 성별로는 여성 10명, 남성 7명이다.

중수본의 파견 간병인 모집은 지난달 23일 시작됐다. 정부는 위험수당 등을 포함해 하루 11만-16만 원을 지원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여기에 숙식비를 챙겨주는 당근책까지 내놨다. 서울은 하루 11만원, 부산·대구와 같은 광역시는 10만 원, 시·도는 9만 원이다. 하루 최대 27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일반 간병인 일당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현장에 파견된 간병인은 레벨D 수준의 보호복을 입는다. 때문에 파견종료 후 이어지는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본인이 2주 이내의 자가격리를 희망할 경우 하루 6만 원의 기본 근무수당도 지급된다. 100만 원 이상을 또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조건에도 지원자는 20명에도 못 미쳤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이들이 파견 근무를 꺼리는 이유에서 시작된다.

요양보호사의 기본 연령대가 고위험군에 속한 60대 이상이 많을 뿐더러 자녀, 손주·손녀 등을 떠올리며 감염에 대해 염려하고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전국 대부분의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를 간병할 인력이 태부족한 상황이지만 위험수당·숙박비 등을 포함해 하루 30만원 가까운 보상을 내걸어도 구하기 어렵다.

일선 병원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입원환자를 간병하기 위해서는 간병인(요양보호사 포함)이 하루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환자도 마찬가지로 검사 결과를 받은 후 입원이 결정되는 구조다.

환자 50여 명이 입원해 있는 병원의 경우, 간병을 담당하는 요양보호사는 7명으로 오전·오후·심야 3교대로 근무한다. 요양보호사는 간호사 한명, 간호조무사 2명과 한 팀을 이루는 데, 한 팀당 수십명의 환자를 맡고 있다.

이처럼 간병인 부족현상이 심화되자 일부 병원에서는 간호사가 치료와 병간호까지 1인 2역을 해야 한다.

병원 직원과는 달리 연고지를 중심으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의 경우 지역 인맥이 두텁게 형성돼 중앙정부 단위에서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로서는 기존 간병인과 파견 인력 간 형평성 문제로 수당 등을 더 높이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간병인력 부족현상이 이어지면서 의료현장의 부담 또한 높아고, 요양병원들이 방역 사각지대로 내몰려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앙부처의 모집에 한계가 있다면 각 지자체와 함께 병상 분포, 지원인력 현황, 간병비 등을 조정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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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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