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완 전 실장 충남개발공사 사장 내정…3년간 13명 문화재단·개발공사 등 취업

충남도청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충남도청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고위 공무원 상당수가 퇴직 후 충남도 산하 공공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 산하 공기업과 출연기관에 기관장 등으로 재취업한 퇴직공무원 수는 13명이다. 공기업 부문에서는 권혁문 충남개발공사 사장이 2017년 12월 31일 이사관으로 퇴직한 뒤 2018년 2월 14일 개발공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퇴직공무원이 도 산하 출연기관장으로 임명된 경우는 5건으로 집계됐다. 고일환 충남사회서비스원 원장은 충남도 저출산보건복지실장을 역임, 2019년 5월 10일 이사관으로 퇴직 후 같은 해 9월 30일 원장으로 임명됐다. 박병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역시 충남도 농림축산국장 등을 지내고 2019년 6월 30일 이사관으로 퇴임한 뒤 7월 7일 원장으로 취임했다. 또한 이시우 충남일자리진흥원장과 맹창호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조이현 충남평생교육진흥원장은 각각 보령시장, 행정 5급(임기제), 이사관으로 퇴직 후 현재 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퇴직한 정석완 전 충남도 재난안전실장이 충남개발공사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다. 정 전 실장은 다음달 4일 열릴 충남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개발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박주관 충남개발공사 노조위원장은 "퇴직공무원이 사장으로 왔다고 해서 100%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개발공사 노조도 일정 선에서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공무원이 도 산하 공공기관 임원으로 재취업한 경우도 7건에 달했다. 조한영 충남체육회 사무처장은 2019년 12월 31일 부이사관으로 퇴직 후 지난해 3월 1일 임명됐으며, 박희주 충남개발공사 관리이사와 한영배 충남인재육성재단 상임이사도 부이사관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뒤 각각 지난해 6월 16일, 2019년 1월 3일부터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충남도는 공개모집과 서류, 면접심사, 인사청문회 등의 공식 절차를 거쳐 기관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수 충남도 비서실장은 "산하기관 자리라는 게 교수와 민간 전문가 등 여러 분야에서 갈 수 있는 것처럼 공직자도 갈 수가 있는 것이다"며 "충남도가 자격 없는 후보를 임명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다 공개절차를 거쳐서 최종 임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 산하 공공기관 중 충남도체육회를 제외한 22개 기관장에 대한 임명권은 도지사와 행정부지사, 문체부지사에게 있기 때문에 임명 전 치러지는 여러 절차들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충남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의 한 의원은 "산하기관에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이 가야함에도 퇴직공무원들이 수차례 임명되는 것이 옳은 길은 아니다. 인사청문회를 거쳐 부적격 의견을 내놔도 임명권자가 임명하면 그만"이라며 "명분상 공모를 진행한다고 해도 어차피 퇴직공무원이 임명될 거란 인식이 깔려 있으면 어느 전문가가 그 자리에 지원을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김성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성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