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은행권 줄줄이 희망 퇴직…충청권 한 시중은행서만 80-90여 명 달해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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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에서의 희망퇴직이 가속화되고 있다. 매년 은행점포수가 줄어드는 데서 보여지듯이 오프라인 점포의 비용 효율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이유에서다. 충청권에서 또한 인력 감축의 칼날은 피해가지 못한 모습이다.

24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5대 시중은행(신한·우리·NH농협·KB국민·KEB하나은행) 희망퇴직자는 2000여 명 수준에 이른다. 평균적으로 시중은행당 400여 명의 직원들이 은행을 떠난 셈이다. 지역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수도권 뿐만 아니라 충청권 등의 지역에서도 2-3년치 연봉을 지급하는 조건 등으로 희망퇴직자를 받고 있다"며 "이는 비대면 거래 활성화에 따라 매년 은행점포수가 줄어드는 여파 등에 따른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해당 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충청권에서의 희망퇴직자만 80-90여 명에 달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디지털화가 진전되고 전자상거래 규모가 확대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와 핀테크(금융과 IT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 기업이 은행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다"며 "저금리·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은행 수익성 제고가 관건인 가운데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한 은행 영업경쟁력 강화는 불가피히며 자연스럽게 인력 구조조정도 수반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인력 구조조정은 주로 해외 주요은행 등이 실시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카드사업계 처지 또한 대동소이하다. 국내 주요 카드사업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A 모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의 희망퇴직자수가 역대 최대로 많았다"며 "인사발령시즌에 희망퇴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내부 분위기 또한 뒤숭숭한 상태"라고 귀띔했다. 카드사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에서 볼 때, 카드수수료 인하와 함께 대면영업채널 축소 등으로 수익성이 지속 악화됨에 따라 고임금층 직급 직원의 희망퇴직자가 매년 늘고 있다는 게 A 씨의 첨언이다. 그는 "매출 악화의 연장선으로 인건비 감축을 통한 경영안정화를 위해 희망퇴직이 거론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책임자와 관리자급이 퇴직하고 그 자리를 신입직원들이 메꿈으로써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의미도 있으며 조직을 유기체적 관점에서 바라볼 땐 필요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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