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대일논단] 쌀독은 누가 채우나!

2021-01-25 기사
편집 2021-01-25 07:33:23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강명식 푸른요양병원장
대가족이 모여 살던 시기에 '양식'은 그 집에서의 가장 중요한 재물이었다. 그 집안에 같이 사는 식구가 적어도 열 명이 넘었기에 식구의 한 끼를 위해서는 많은 양의 곡식이나 식재료가 필요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쌀이었다. 물론 쌀이 부족한 집에서는 보리와 같은 잡곡이기도 했다. 많은 식구를 먹이자니 곡식을 보관 하는 일도 큰일이었고 곡식을 보관 하는 장소와 물건들이 있게 마련이었다. 곡식을 오래 보관 하기위해 도정하지 않은 나락으로 보관을 했으며, 이런 나락을 보관 하기위해 작은 창고 같은 것을 지어 나락을 보관 했는데 이것을 '나락뒤주'라 불렀다 지금의 곡물 창고로 보면 되겠다. 이를 도정해 쌀을 보관 하는 생활용품을 뒤주라 불렀다. 이 뒤주는 대개 곳간에 넣어두고 관리했다. 이후 옹기가 만들어 지고 대부분의 뒤주는 쌀독으로 바뀌게 되었다. 지금이야 필요한 때 언제든 가까운 마트에 가면 우리의 주식인 쌀을 쉽게 적당량을 살 수 있고 주문만 하면 집으로 바로 배달해주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당시엔 쌀독을 채우는 것이 집안의 가장 큰 일이었다.

대가족이 같은 집에 살던 옛날에는 한 집안의 부의 척도가 바로 곡식의 양이라 그 집안의 보유 곡식량 혹은 한해의 수확량이 부의 척도였다. 그렇다보니 농경지의 넓이가 그 집의 부를 나타냈다. 우리가 전해 듣고 있는 경주의 최부자 집이 그런 부유한 가문이라고 보면 되겠다. 당시엔 곡식만 많으면 모든 게 되던 시기였다. 곡식이 돈과 같아 모든 의식주를 곡식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다보니 이 곡식을 관리하고 지키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뒤주에 자물쇠를 채우고 이른 열 수 있는 열쇠는 그 집의 가장 큰 어른이나 마님이 관리했다. 새로 집에 들어온 며느리가 열쇠를 관리하는 일은 오랜 시간이 지나 가족으로 신뢰를 얻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듯 엄격한 쌀의 관리는 곡식이 귀해 그렇기도 했지만, 대대로 내려온 낭비하지 않고 검소한 생활을 후세에 가르치고 주위에 끼니를 굶는 이들이 있으면 나누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이 뒤주관리자는 바로 집안의 모든 경제권을 갖는 막중한 인물이었다. 이 뒤주관리 즉 곳간의 관리가 바로 그 집의 현재 부의 상태를 나타낼 뿐 아니라 미래의 부의 축적의 가늠자가 되었다. 뒤주에 쌀이 떨어지면 초비상 상태로 집안의 남정네들은 식량을 구하려 무슨 일이든 해야 했다. 쌀독을 채우는 일이 최우선 이었던 것이다. 살만한 집에서야 곡식이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겠지만, 이를 관리하는 것을 철저히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모든 그 집안의 경제력이 그 안에 모두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한가정의 부의 척도는 돈이다. 나라도 다르지 않다. 자본주의에선 더 더욱 그렇다. 경제학자가 아닐지라도 한 나라에 돈이 많으면 부유하고 없으면 가난한 것쯤은 누구나 안다. 간단히 부가가치 높은 제품을 생산하여 수출해 이익을 많이 내면 나라가 부유해 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갖은 것 없는 나라는 더욱더 그렇다. 이런 좋은 기업들이 나라의 쌀독을 채우는 첨병이고 애국자인 것이다. 이들이 많아야 국민들이 배를 곯지 않는다. 또 후세를 위해 IT 산업, 제약 바이오, 4차 산업 등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재용 삼성부회장이 구속됐다. 죄의 경중을 따지기 전에 대단히 애석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삼성'의존도가 높은 것을 감안하면 더욱더 유감이다. 그에게 선처를 베풀기를 바란다. 쌀독을 채우진 못할 망정 깨버리는 우는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명식 푸른요양병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