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높은 것 외 자료 무방비…방역 당국 "항체 무력화 현상 확인" 대책 시급

미국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빠른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불안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일부 변이종은 항체 무력화 현상까지 속속 확인되고 있는데다 이에 대한 정보 또한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코로나19 변이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를 일부 무력화하는 것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은진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검사분석1팀장은 지난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확진자의 회복기 혈청을 대상으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능력을 연구한 결과 일부 환자 혈청에서 방어능력이 무력화된 것이 관찰됐다"고 전했다.

앞서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 연구팀은 코로나19 완치자 44명으로부터 채취한 혈액을 남아공 변이에 노출시키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완치자의 혈액 중 절반은 항체가 완전히 무력화됐고 나머지 절반도 항체 반응이 약해진 것을 발견했다. 이는 백신을 맞거나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돼 항체를 갖고 있어도 변이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과 남아공 등 세계 곳곳을 덮친 변이 바이러스가 향후 방역 대응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꼽힌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1.7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국내 코로나19 감염병 재생산지수가 0.82 정도다. 국내에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 이 수치가 1.2로 올라간다"며 "지난해 12월 악몽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3차 대유행 확산 흐름이 다소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추이는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변이 확산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유입이 확인된 브라질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재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변이 바이러스가 남아공, 영국 외에 브라질에서 관찰이 된데다 얼마 전에는 미국 오하이오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관찰됐다. 브라질 같은 경우에는 재감염 사례까지 보고됐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최대 발생국이라는 오명을 쓴 미국이 변이 바이러스의 새로운 숙주가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 감염 사례가 감소하고 있으나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접종 속도를 앞지르면서 새로운 환자 급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신년 모임에 따른 최악의 코로나 확산 시나리오는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변이의 출현과 함께 코로나 위협이 심화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영국발 변이는 현재 22개 주(州)로 번졌고, 전체 감염자는 195명으로 늘었다. 캘리포니아에서 72명의 영국발 변이 감염자가 나온데 이어 플로리다에선 50명, 뉴욕에서도 22명의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다. 덴마크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 L452R은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서 번지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국내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15명, 남아공발 2명, 브라질발 1명 등 변이 총 18명으로 집계됐다.

남아공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5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영국이나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하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불안감만 높아지고 있다. 장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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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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