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 인구 감소로 4년제 대학 대거 이동…인기학과 충원도 어려워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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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모(20)씨는 2021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대전·충청지역 4년제 대학 4곳과 전문대 2곳에 원서를 접수했다. 평소 꿈꿔왔던 경찰의 꿈을 이루고자 6곳 모두 경찰·경호 관련학과에 지망했다. 전문대 2곳은 최초 합격했지만, 4년제 대학은 모두 예비번호 10번대를 받는 고배를 마셨다. 조씨는 지망학과가 경쟁률 5대1을 훌쩍 넘기는 `인기학과`인 까닭에 합격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전문대 입학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4년제 대학으로부터 덜컥 합격 통보를 받았다. 앞에 대기한 응시생 모두가 다른 대학으로의 입학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조씨는 전문대 등록을 접고 원하던 4년제 대학 등록을 마친 상태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별 경쟁률이 하락하자 불똥이 전문대학으로 튀고 있다.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을 동시 합격한 학생들이 대거 전문대 등록을 포기하면서다.

상황이 이렇자 이들 전문대는 신입생 모집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수시·정시 모집에서도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한 전문대학은 `자율 모집`을 도입, 사실상 학생들을 상시 모집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권 A전문대는 간호학과 수시1차 모집에서 예비번호 447번을 받은 학생이 추가 합격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400여 명이 넘는 응시생이 최종 등록을 포기했다는 얘기다. 2020학년도에는 예비번호 419번 학생이 최종 합격했다.

40년간 지역에서 보건 계열 전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한 C대학도 대표과인 간호학과·물리치료학과 수시 모집에서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미충원 인원은 정시로 이월해 모집했다.

대전의 한 전문대 관계자는 "여러 응시생이 4년제 대학 합격을 이유로 최종 등록을 포기했다"며 "학생 추가 모집을 위해 예비 학생들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이마저도 등록하겠다는 인원이 없어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인문사회·공학계열은 4년제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4년제로 빠지는 학생이 더욱 많아 모집이 어렵다"며 "교육당국은 대학이 각자도생하라는 식의 시장논리를 적용하고 있지만,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해 대학 하나가 사라지는 것은 지역 상권까지 무너지는 심각한 일이라 관련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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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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