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1일 4·7 재보선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마감하면서 자체 경선을 통한 최종 후보 선출에 무게가 실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논의가 난항을 겪자 자체적인 경선으로 흥행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안 대표는 외부 인사도 국민의힘이 주관하는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오픈 플랫폼 경선`을 재차 요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강한 불쾌감마저 드러냈다. `상식에 맞지 않는 정치`라며 안 대표를 힐난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의 요구와 관련해 "정치에도 일정한 상식이 있는 건데, 상식에 맞지 않는 정치를 할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오픈 플랫폼 경선` 제안은 국민의힘이 대중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한 데 대해 "(경선 방식은 결정은) 국민의힘이 알아서 할 일이지. 내가 무슨 안 대표 이야기를 듣고 이렇고 저렇고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공천관리위원장도 "안 대표는 흡사 야권 후보 단일화보다 기호 4번 당적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지지자 뜻에 따라 합당 논의를 할 수 있다는데, 그렇다면 입당 못 할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 대표의 개방형 통합경선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조차 "이제는 우리 당 경선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돌아섰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의 차가운 반응에 속도 조절에 나선 분위기다. 단일화 실무논의 대표를 이날까지 선임하겠다고 밝혔다가 "국민의힘을 너무 자극할 필요 없다"는 측근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일정을 늦추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국민의힘 경선 참여의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라고 보고, 여건이 조성되길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현재까지 물밑에서 국민의힘과 단일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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