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문 대통령의 단순 지지율로 레임덕 여부를 보면, 현재 문 대통령의 35% 전후-40% 초반 지지율로는 레임덕이라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성적 측면 즉 지지율의 강도를 보면 달라진다. 한길리서치 1월 2주 조사의 대통령 긍정평가는 40.7%지만 아주 잘하고 있다는 20.9%, 다소 잘하고 있다는 19.8%다. 반면 부정평가는 56.9%인데 아주 잘못하고 있다는 41.3%, 다소 잘못하고 있다는 15.6%다. 이러한 문 대통령 지지율 분포 모양은 바가지를 업어놓은 모양(정규분포)이 아니라 바가지를 뒤집어 놓은 모양의 분포다.
즉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중립적 합의형이 아니라 대립적 갈등형 분포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 지지율의 전체 긍정평가(40.7%) vs 부정평가(56.9%) 배율이 1.40이지만, 매우긍정(20.9%) vs 매우부정(41.3%) 배율은 1.98로 더 커진다. 결국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의 힘도 크지만, 레임덕 원심력인 비토층의 힘이 두 배나 더 크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통령의 레임덕에 대한 심리적 체감 현상이 나타난다.
마지막으로는 정치적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당선된 대통령이다. 다시 말해서 생태적으로 적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탄핵을 처음부터 반대했던 보수층의 반동적 저항은 당연히 강하다. 또한 중도층도 탄핵에 동의했기에 현 정부에 대한 잣대나 기대치는 전 정부 보다 더 높고 엄격하다. 이런 정치적 역학의 상황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전의 대통령에 비해 10%p 정도는 더 높아야 한다. 즉 정치적 역학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40% 지지율은 과거 대통령의 30% 정도 지지율의 국정장악력이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 문 대통령의 단순 지지율 35-40% 수준으로는 레임덕이라 볼 수 없다. 그러나 비토그룹의 크기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한 체감 지지율은 레임덕 상황이다. 그래도 현시점에서 이 정도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이전 정권보다는 선방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4년 동안 국정수행에 대한 결과적 평가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의 국정운영의 동력이다. 그럼 문 대통령의 임기를 마무리하기 위한 지지율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가? 앞서 말한 대로 과거 정권 말기 레임덕이 시작된 30%보다는 10%p는 더 높은 40% 수준이다.
그런데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임기 말은 국민들이 임기 초기 기대감으로 바라보던 허니문 기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내심으로 4년을 기다린 국민들은 구체적 성과를 보고 평가한다. 따라서 임기 말 대통령이 정쟁을 통한 비교우위나 책임전가, 현란한 언변(레토릭), 인사나 국면전환용 대증요법으로 국정운영을 하면 역효과가 나타난다.
국민의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진정성과 소통의 리더쉽으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 사회양극화가 해소되어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다. 그러기에 당연히 문 대통령도 이 기대에 대한 성과로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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