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교와 맞물려 교통체증 ↑…유료화 따른 편의 느끼지 못해

대전 서구 대덕대교와 대덕구, 세종, 충북을 연결하는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에 대해 무료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천변도시고속화도로 대화요금소 일부 차로가 폐쇄되어 있다. 신호철 기자
대전 서구 대덕대교와 대덕구, 세종, 충북을 연결하는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에 대해 무료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천변도시고속화도로 대화요금소 일부 차로가 폐쇄되어 있다. 신호철 기자
대전 서구 대덕대교와 대덕구 원촌육교를 잇는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갑천고속화도로)를 무료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인접 도로의 극심한 정체로 사실상 유료 혜택을 상실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시와 운영자 측이 예측한 통행량이 크게 빗나가면서 적자 보존을 위해 혈세마저 투입되는 실정이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유료로 운영 중인 갑천고속화도로를 지나려면 차종에 따라 400-1400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주변 여건 변화로 출퇴근 때마다 인접 도로에서 극심한 교통 정체 현상이 발생하며, 유료 혜택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갑천고속화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계속 줄면서 운영사의 경영난이 발생하고 또 이를 보전하기 위해 세금이 투입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민자 방식으로 개발된 갑천고속화도로에 대해 시에선 오는 2031년까지 운영 적자 부문에 대해 보전해야 한다. 2004년 개통 이후 현재까지 보전액으로만 425억 원가량 세금이 소요됐다. 다만 2014년부터 운영 매출이 흑자로 전환되며 세금 보전은 하지 않고 있다고 시는 밝혔다.

그러나 유료화 기능이 떨어지면서 통행량이 계속 줄고 있어, 적자 가능성에 따라 세금 보전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5년새 갑천고속화도로는 시와 운영사 측이 자체 예측한 통행량에 절반도 달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일평균 통행량 목표는 10만 3881대지만, 실제 4만 1897대가 이용하며 목표율 40.3%에 그쳤다. 같은 해 통행료 수입은 322억 3900만 원을 계획했지만, 32%에 불과한 103억 9500만 원을 걷는 데 머물렀다. 이후 2019년까지 일평균 통행량 목표 대비 실적은 40%대에 갇혀 있고 이에 따른 통행료 수입도 예상치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론 인접 도로의 통행량 급증이 꼽힌다. 갑천고속화도로를 이용해 빠르게 서구와 대덕구를 이동할 것이란 기대가 인접 도로에 들어서면 극심한 정체로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갑천고속화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김 모(33) 씨는 "세종에서 대전으로 출퇴근을 하기 위해서는 갑천도시고속화도로를 반드시 지나가야 한다"면서 "요금 정산 전인 대화동부터 정체가 시작되고, 톨게이트를 빠져나와도 카이스트교 부근에서 극심한 혼잡을 빚는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대덕구에 거주하는 박 모(44) 씨는 "유료도로라 하면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정체 없이 차량이 진행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떤 경우에는 시민들에게 단순 통행세를 받기 위해 톨게이트로 길을 막아선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평균 통행량과 한해 통행료 수입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서 높게 책정된 부분이 있다"며 "운영사에서 요금 인상을 요청하면 대전시에서 거부하기 때문에 실적이 낮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고속화도로의 무료화 전환을 검토하지 않았다"며 "시민불편이 가중되고 정치권 등에서 유료화 폐지 등이 논의되면 시에서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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