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김정혜 옮김/ 다산초당 / 376쪽/ 1만 7000원)

고대부터 현대까지 굴욕의 역사를 유머스러운 필치로 집대성한 흑역사의 바이블이 발간됐다. 빌 포셋 외 10인이 정리한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는 고대-근대 편과 현대 편 등 두 권으로 나눠 독자들을 찾아 왔다. 우리는 흑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누구나 실수를 저지른다. 이 책은 세계사에 기록된 흑역사를 타산지석과 반면교사로 삼으며 더 성숙한 역사를 써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젊은 히틀러가 그림을 팔 수 있었다면 오늘날의 세계가 바뀌었을까? 만약 타이타닉 호에 쌍안경 열쇠가 있었더라면? 나폴레옹을 퇴위시켜버린 미셸 네의 착각은? 레닌이 오래 살았더라면 스탈린을 막을 수 있었을까? 200억 명의 신앙을 바꾼 헨리 8세의 이혼 이야기는? 콜럼버스가 1마일을 헷갈린 실수는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후계자를 남기지 않은 알렉산드로스대왕의 선택은 어떻게 역사를 바꿨을까? 마라톤 전투를 촉발한 사소한 오해는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갖게 하는 1권은 고대-근대 편을 다뤘다. 이 권에선 기원전 490년에서 1924년까지 인류사에서 흑역사라 불릴 만한 사건들을 집대성했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흑역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항상 자만심과 불안감이 흑역사를 촉발한다는 진실이다. 그동안 역사서들은 주로 성공과 승자의 역사를 다루곤 했다.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는 이제껏 주목받지 못했던 인간의 부끄러운 반쪽의 모습이다.

넷플릭스의 달콤한 제안을 거절한 기업은 어떤 대가를 치렀을까? 고르바초프의 실패가 결코 고귀하지 못했던 이유는? 2차 걸프 전쟁 이후 이라크 장교들은 왜 IS에 가담했을까? 반짝이던 코닥은 무슨 이유로 디지털의 돌부리에 넘어졌을까? NBC는 어쩌다가 `스타 트렉` 시리즈를 놓치게 됐을까? 야심찬 우주왕복선 프로젝트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위대한 장군 몽고메리가 후회했던 단 한 번의 전투는?

현대 편을 다룬 2권에선 기원전 1930년에서 2003년까지 현대사에서 흑역사라 손꼽힐 사건들이 집대성됐다. 그중에는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아 흑역사에 포함시키기 힘든 것들도 있을 것이다. 또 가장 최근의 실수들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런 실수에 대해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를 논하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라 저자들은 주장한다. 이 책은 인간의 자만과 불안이 만들어 놓은 현대적 흑역사를 재구성하고자 한다.

역사의 뒷골목에 숨은 세계를 망친 굴욕의 역사. 이를 기업 임원과 게임 디자이너, 기록물 연구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저자, 정치학과 교수 등이 모여 보다 흥미롭게, 보다 실감나게 전하고자 한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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