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교사들, 중위권 얇아지고 상·하위 격차 '뚜렷' 입 모아
친구 대면 줄고 교사 생활 지도 한계, 또래 간 사이버 폭력도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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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육 공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학교 교육이 반토막난 지 1년을 넘기면 서다. 벌써부터 일선학교 교사들과 학부모는 올해 신학기 중고생 학습격차와 생활지도 부재를 우려하고 있다. 19일 대전지역 교육계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찬민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1학기 등교일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지역 초·중·고등학생의 1학기 평균 등교일수는 36.9일로 집계됐다. 초등학교는 32.9일로, 중·고등학교는 각각 29.7일과 48.1일로 나타났다. 학생 대부분이 1학기 내내 1개월 안팎을 등교했다는 얘기다.

학생들이 등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로 상급학교로 진학하게 되자, 일선 학교 교사들은 학습 격차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서구의 한 고등학교 교감은 "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될 수 없었던 것을 감안해, 기말시험 문제를 지난해보다 쉽게 냈는데도 전체 평균이 지난해 대비 하락했다"며 "이대로 학년이 올라가게 될 경우 상·하위권 학생 간 성적이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온라인 수업으로 또래간 사이버 폭력이 증가했으나, 학생 생활지도도 비대면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게 교사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즉각적인 대면 훈계가 어려운 까닭이다.

유성구의 한 중학교 교장은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소통하다 보니 교사가 잡아낼 수 없는 사이버 폭력도 빈번하고 교묘해진 것 같다"며 "이런 것을 훈계하고 가르치는 생활지도는 대면으로 해야 하는데 자주 보질 못하니까 생활 지도에도 한계를 느낀다"고 호소했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부모와 교사 간 마찰도 심화되고 있다. 학부모는 온라인에서도 적극적인 학습 관리를 원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온라인과 등교 수업 병행으로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중구에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담임교사가 온라인 수업 이수 여부만 확인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학생 개인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독려해줬으면 좋겠는데, 온라인 수업으로는 학습 효과를 많이 낼 수 없는 것 같아 앞으로 교육이 정말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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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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