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기 집단감염은 방문판매업체, 종교단체 등 특정 집단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 감염병 사태가 1년 동안 지속되면서 가족간 모임 등 개인간 접촉을 시작으로 집단감염으로 번지는 상황이 늘고 있다. 방역당국이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약 한 달 동안 국내 확진자 1만 5111명의 코로나19 전파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4.2%가 `가족 간 전파`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집도 마냥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겨울철은 추운 날씨 탓에 대부분 가정에서 건조하고, 밀폐된 환경이 조성될 수밖에 없는데 이런 환경에서 바이러스의 생존 시간은 여름보다 5-10배 정도 길어진다. 인플루엔자(독감)가 겨울철에 유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부 가정에서 외부 공기를 완벽히 차단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가족 중에 감염자가 있다면 바이러스 밀도가 높아져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때문에 가정에서는 밀폐된 환경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하루 3번 3분 정도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최근 환기를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공기청정기는 일부 가벼운 먼지 입자를 제거하는 능력은 탁월하나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필터청소를 게을리 하면 오히려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으므로, 사용 전에 제품 정보를 꼼꼼히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습도 관리도 중요하다. 미국, 독일 등 해외 연구팀들은 습도가 낮아지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하더라도 집안이 건조하면 알레르기질환이나 피부염 등이 악화되기 쉽다. 또 적절한 습도는 호흡기 점막이 충분한 수분을 머금게 하고, 섬모가 활발한 운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실내 습도는 40-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 실내에서 지속적으로 난방을 공급한다면 더욱 건조한 환경이 조성되기 쉬우므로, 습도를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신형식 대전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습기를 사용한다면 청결 유지가 중요하다. 물을 매일 갈아주고, 남은 물은 하루가 지나면 버려야 한다"며 "가습기 내부는 매일 청소를 하고 충분히 말려서 사용해야 하며, 책상 위 등 조금 높은 곳에 올려두는 것이 좋다. 가습기가 없다면 젖은 빨래나 수건을 널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가정내에서 자주 만지는 부분은 수시로 소독을 해줘야 한다. 출입문 손잡이, 각 방 문고리, 냉장고 손잡이, 변기 물내림버튼 등 자주 만지는 부분은 그만큼 다양한 균들이 묻어나올 수밖에 없다. 또 휴대폰, 리모콘 등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소독 전에는 충분히 환기를 시킨 후 일상적인 청소부터 하되 소독제 사용에 앞서 일회용 라텍스 장갑이나 고무장갑 등 방수용 장갑과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소독용 천은 두 개를 준비하는데, 하나는 소독제를 적셔 사용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다른 하나의 깨끗한 천 또는 천에 물을 묻혀 다시 닦아준다. 소독 후에는 장갑과 마스크를 탈의한 후 손을 씻는다. 소독제는 환경부에 승인·신고된 코로나19 살균·소독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인 `초록누리`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 교수는 "가정환경 관리도 중요하지만 가족들 사이에 질환을 옮기는 매개체로 가장 흔한 것이 바로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건"이라며 "코로나19가 급증하는 겨울철에는 번거롭더라도 수건의 색상이나 보관 장소 등을 달리해 개인마다 각기 다른 수건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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