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표 청담어학원 세종브랜치 대표원장
임진표 청담어학원 세종브랜치 대표원장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인이 사건은 온 국민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어린이를 학대했다는 내용에 더해서 양부모가 종교적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위치였다는 것이 더욱 큰 공분을 일으켰다. 심지어 방송에까지 나와서 입양의 필요성에 대하여 설파한 당사자가 입양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악용했다는 점은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벌써 입양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가 심어져 다수의 선하고 모범이 되는 입양 가족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염려들을 하고 있다. 더불어 입양이라는 숭고한 제도를 악용하면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사악한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보여주었다.

굳이 입양까지 하면서 어린 유아를 유린해야 했던 이유는 아직도 미궁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무리 법을 촘촘하게 만든다고 해도 의도적으로 저지르는 가정 폭력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법의 한계이고 우리가 전인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법을 만들면 얼마나 위험한지의 단계가 수백, 수천 가지로 나뉘게 되고 그 사이에서 돕지 말아야 할 틈이 나오게 된다. 반면 인성적으로 성숙한 사람이면 그러한 판단 여부를 떠나 위험한 상황을 모면해주고자 하는 보편적 당위성에 기대어서 사태를 해결하러 들것이다.

결국, 교과서 같지만 이러한 일을 경험하다 보면 법의 한계와 미력함을 다시 한 번 깨닫곤 한다. 또한 이슈가 되는 인명으로 법의 명칭을 만들어 인기영합적인 법을 만들려는 사람들을 보면 입법의 엄중함이 가볍게 여겨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사람의 이름을 따서 만드는 법의 가장 큰 맹점은 중요한 법 제정을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는 것이다. 법의 부당함에 이의를 제기하면 그 사건의 당사자에 대한 부정으로 보이는 정황상 부당하고 애매하다고 느끼는 법이 아무런 숙고 없이 제정되고 마는 것이다.

영어 단어 중 Convincing은 말이나 글이 그것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증명할 만한 주장을 포함하는 것이고 Inspiring은 다른 사람에게 신념 등을 불어넣거나 그것에 대해서 열광하게 만드는 의미의 형용사이다. His speech were inspiring and made people want to help fight against injustice. (그의 연설은 사람들의 마음을 고무시키고 불의에 대항하는 투쟁을 돕고 싶게 했다) He made a very convincing argument. (그는 아주 설득력 있는 주장을 했다)

주장하기보다는 고무되게 만들어야만 대중은 스스로 움직인다. 주장만을 위한 주장을 하거나 강제적인 법으로 아무리 촘촘한 망을 짠다고 해도 고무되지 않는다면 언제나 틈은 있다.

코로나 방역도 초기에는 국가적 안위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설득력 있게 전개되어 많은 국민의 지지와 협조를 끌어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틈은 국가적인 정책을 지키는 사람들만 지킨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되어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의지를 꺾게 되었고 종국에는 모든 분야에서 불복 운동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한계가 있다. 아무리 튼튼한 건물도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맥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고 과학기술 또한 부작용으로 뜻하지 않은 재앙을 불러온 경우가 많았다. 법이나 규정 또한 인간이 만든 창조물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으면 불완전하다. 따라서 최소화할수록 좋다. 그러나 한계를 알면서도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법이나 규율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다. 법이나 규율을 최소화하면서 대중을 자발적으로 `Inspiring` 할 수 있는 정치를 기대해본다. 임진표 세종 청담어학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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