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서 '대전시향 2021 신년음악회' 개최
"현악기의 풍부한 멋… 힐링과 위안을 선물로 드립니다"

백윤학 지휘자. 사진=대전시립교향악단 제공
백윤학 지휘자. 사진=대전시립교향악단 제공
오는 15일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새해 첫 정기연주 지휘봉을 잡은 백윤학(47) 지휘자는 꽤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서울과학고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그는 같은 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지휘 전공으로 새로이 편입하면서 음악 생활을 본격 시작했다. 이공계 전공만 이어오던 그가 예술계에 몸을 담기 시작한 건 대학 합창 동아리가 발단이었다.

피아노 전공자 사촌 덕에 음악과 친밀했던 그는 대학 진학 후에도 음대 수업과 합창 동아리에 들어가 음악에 대한 애정을 이어갔다. 그러던 그는 우연히 동아리 합창단 지휘를 맡게 됐다. 당시 악보를 볼 수 있던 동아리 회원은 그밖에 없었던 것이다. 백 지휘자는 "지휘의 경우 배운다 하더라도 혼자 공중에 팔만 흔들고 연습해야 됐는데, 합창단 지휘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 그걸 계기로 이렇게 전공까지 왔다"고 했다.

언뜻 공학과 예술은 이성과 감성의 양극단이라 생각할 수 있다만, 백 지휘자는 이 둘 사이의 유사점에 집중한다. 그는 "전공 자체는 꽤 다를 수 있으나, 생활 속 관점에서 보면 공학과 예술은 `융합`의 느낌이다. 스마트폰만 봐도 성능과 디자인 모두 중요한 것처럼, 생활 속에선 공학과 예술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느낌"이라 말했다.

이번 대전시향 신년음악회에서 연주되는 번스타인 `세레나데`와 바르톡 `현악기와 타악기 및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 또한 과학과 음악의 만남이란 설명이다. 그는 "음악은 은근 과학적이다. 좋은 음을 내려면 과학적 원리를 따라 소리를 내야 한다(배음). 이번 곡들도 과학적 기법을 통해 작곡된 곡들이라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백 지휘자에게 이번 무대는 `선물`이다. 그는 "당초 지난해 9월 예정이었던 공연이 코로나19로 올해 신년음악회로 미뤄져 연주 당일까지 조마조마하지만, 이런 상황 속 연주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럽다. 오신 분들에게도 많은 위로와 힐링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공연은 대전시향과 저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함께 준비한 선물"이라 밝혔다.

작은 오케스트라 두 그룹이 올라 스테레오 사운드로 보다 풍부한 현악기의 멋을 즐길 수 있는 이번 신년음악회는 15일 오후 7시 30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진행된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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