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N 대전교통방송 황금산 PD, 생방송 도중 극단적 선택 암시한 청취자 구조

TBN 대전교통방송 황금산 국장. 사진=TBN 제공
TBN 대전교통방송 황금산 국장. 사진=TBN 제공
TBN 대전교통방송 PD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청취자를 구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10시 16분 도로교통공단 TBN 대전교통방송 생방송 도중 심상치 않은 문자가 도착했다. 수없이 도착하는 문자 속, "삶이 너무 힘드네요. 생을 마감하면서 듣고 싶습니다. 비지스의 `홀리데이` 틀어주세요"라는 내용으로 유독 눈에 밟히는 문자였다.

그저 스쳐 보낼 수도 있었지만 황금산 PD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청취자를 달래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을 자세히 알려 달라. 노래는 30분 있다가 준비하겠다`며 시간을 버는 문자를 보냄과 동시에 전문 상담가에게 연락을 취해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청취자는 전문가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황 PD는 결국 대전경찰청에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위치추적을 부탁한다"고 전화를 넣었다.

경찰은 빠르게 위치추적을 한 뒤 청취자가 부여에 있다는 것을 확인, 부여경찰서에 연락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119구급대와 함께 출동했고, 차량 안에서 손목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한 남성을 발견한다. 빠른 응급처치 후 대전건양대 병원으로 이송된 청취자는 다행히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황 PD는 "이번 사연 같은 경우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내용이었지만 `도와 달라`는 소리로 들렸다. 소중한 생명이 세상으로 돌아오는데 미약한 힘을 보탠 것 같아 다행"이라며 30년간의 PD 생활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며칠 후인 지난 12일 오후 해당 청취자는 다시 문자를 보내 왔다. "너무 그릇된 생각을 했습니다. 바보 같은 생각 두 번 다시 안 할게요. 정말 감사합니다."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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