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성적대상화한 알페스, 성범죄 논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AI(인공지능)채팅 로봇 성희롱 등 각종 성범죄에 청소년들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어 범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남성 아이돌 멤버를 성적 대상화한 알페스(RPS), AI 성희롱 등 논란을 빚고 있는 온라인 성범죄의 주체가 청소년들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알페스는 `Real Person Slash`의 약자로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소설을 뜻한다.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쓴 소설로, 주로 남자 연예인이나 남자 아이돌 간 동성애를 다룬다. 특히 변태적 성관계나 강간을 묘사하는 성범죄 문화로, 이미 수많은 남성 연예인이 `알페스` 문화를 통해 성적 대상화가 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대 여대생 콘셉트의 AI 챗봇인 이루다의 채팅 서비스도 이용자들이 성적인 대화를 유도하고, 옷을 탈의한 합성사진이 나오는 등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지난 11일 해당 서비스는 잠정 중단됐지만 이용자들의 85%가 청소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에 충격을 안겨줬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알페스 관여자들을 강력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며 13일 오후 3시 기준 17만 5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문제는 온라인이라는 특성 탓에 청소년들이 죄의식 없이 성희롱, 성적 대상화를 하나의 놀이, 문화처럼 여겼다는 점이다. 실존인물을 대상으로 한 성적 대상화 등은 성범죄특별법, 명예훼손, 모욕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상대방 동의없이 이뤄진 행위로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힐 경우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AI 챗봇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경우 처벌조항은 없지만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온라인을 넘어 자신의 주변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물론, `N번방` 사태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친근감을 앞세워 성착취, 성폭행 등의 범죄를 일컫는 그루밍 성범죄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 이모(39)씨는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주고받는 성적대화는 차마 보기 힘들 정도로 노골적이고 과도하다"며 "온라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현실에서의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과거에도 온라인에서 재미를 느낀 아이들이 같은 행동을 현실에서 벌인 사례가 많지 않냐"고 말했다.

학교나 가정에서 진행되는 성교육이 아닌 범사회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과 관련한 범죄에 대해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청소년들에게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 분만 아니라 성인들도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성인 범죄를 모방한 청소년들의 범죄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현주 1366대전센터장은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기 이전에 사회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부모 또는 학교가 신경쓰지 못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벌어지는 행동에 대해서는 사전에 방지하기 어렵다. 아이들에게 이 같은 행동은 죄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시켜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동반돼야만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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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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