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 대전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김윤희 대전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2019년의 겨울에는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던 비대면의 2020년 겨울 그리고 2021년 1월.

`코로나가 이렇게 오래 갈지는 몰랐어` 새해를 앞두고 그동안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 만나고 구정이 되면 보고 싶었던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 1년을 정리하고 시작하는 큰 쉼표처럼 익숙했던 삶에서 큰 변화의 1월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가 가져온 여러 변화들 중 가족이 겪는 변화는 수면위로 나타나고 있지 않을 뿐 장기적으로 지속될수록 각 가족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삼삼오오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며 하루를 공유하던 사람들이 이제 `집`으로 가고 있다. 함께 시간이 집의 시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가족에게 커져가는 가족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가 될지 싶다.

가족은 각 가족만의 규율, 규칙, 체계가 있는 다양한 유형의 가장 작은 사회라 할 것이다. 가족은 회사같은 조직구조와 다르게 집단의 규칙을 어기고 일탈하였다 하더라도 이해와 사랑과 관용으로 용서가 가능한 유일한 비형식적 집단이다. 어떤 방법으로 관계를 형성하면서 가족을 운영하는가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지며 구성원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게 된다. 과거 가족은 서열과 체계를 중시하고 기능과 역할중심의 당위적 관점이 중요하였다면 오늘의 가족은 성장 과정의 중요한 환경이자 동시에 개인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수용하면서도 대인관계의 바탕이 되는 정서적이고 심리적 기능이 더 중요하다.`집`이라는 한 공간에 함께 있지만 개별적 존재인 나로서 존재하며 동시에 가족이라는 집단속에서 이해하면서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2018년 6월 현재 대전에서는 매일 23쌍의 부부가 평생을 약속하고 8쌍의 부부가 이혼을 한다. 대전의 세대당 인구는 2.41명으로 2명을 약간 상회하고 있는데 2016년 합계출산율이 이미 1.19명으로 나타나 가족규모의 작아지고 있다. 부부가족은 2010년 19.5%에서 2016년 23.1%로 증가하였으나 부부와 미혼자녀의 형태인 3인 가족 비율은 58.5%에서 53.8%로 감소하였다. 가족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대전의 1인 가구는 30%를 상회할 정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한부모와 미혼자녀는 2016년 17.6%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대전의 다문화가구의 평균 가구원수는 3.2명이며 3인 이상 가구가 50%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는 지금 `집`안의 가족의 모습도 다양한 가족의 형태만큼 다양해지고 있을 것이다. 다양한 가족의 증가는 가족관계 방식의 확장도 의미하는 동시에 가족역할과 기능도 변화될 것을 예고한다.

어떻게 하면 `집`에서 다양한 가족이 다양한 방식으로 온전한 나의 시간과 가족의 삶을 존중하고 소통하며 공존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삶의 질 측면에서 가족에 대한 개념을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으며 건강한 가정에 대한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의 가족이 변화하고 있다. 가족은 그 어떤 집단보다 강하고 유연하다. 가족의 변화를 포용하고 가족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동시에 가족의 가치를 돌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대면이지만 가족의 공유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다양한 가족친화환경을 조성하고 어떻게 존중하고 소통하여야 하는가를 돕는 가족대상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하다. 관계맺음의 바탕이 되는 가족이 사는 `집`은 가족구성원이면서도 온전한 나와 우리 가족이 공존하는 場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윤희 대전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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