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주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라온 대표)
윤석주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라온 대표)
지금 한반도에는 강력한 한파가 계속이다. 예상보다 많은 눈과 추위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경기와 우리의 마음에 더욱 더 춥고 매서운 한파로 느끼고 있다. 참고로 한파주의보는 10월~4월의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이상 내려가는 저온현상으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발령하는 기상특보다.

필자는 지금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한파가 온다는 예보에 계량기 동파 방지를 위해 헌옷을 넣어 두었고 혹시나 얼지 않도록 열선을 구입해 감아놓았다. 그러나 한파는 기어이 우리 가족을 난민 아닌 난민(?)의 삶으로 바꾸어 놓았다. 간밤에 잘 나오던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게 아닌가. 평일 아침이라 바쁘게 출근했다. 이날은 사무실 이전이 예정돼 있던 터라 마음이 더 바빠졌다. 가까운 거리지만 사무실의 책과 책장, 그리고 업무용 컴퓨터와 책상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신규 이전 사무실의 내부정리는 동료 건축사들과 직원들에게 부탁하고 다시 집으로 향해 계량기와 보일러실 내에 설치된 외부로부터의 수도 인입밸브를 확인했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다. 저녁 늦은 시간이라 손쓰지 못하고 다음날 수도관을 스팀으로 녹여도 보았지만 허사다. 설비업체 사장의 말로는 마을 상수도이다 보니 집으로 들어오는 분기관이 얼었을 것이란다. 그 날도 너무 늦은 시각이라 다음날 중장비로 작업한다니 잘 되길 바랄뿐이다.

건축에는 많은 종류의 설비가 함께한다. 일반적인 사항은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첫째 수도설비. 크게 상, 중, 하수도로 구분되지만 보통 상수도와 하수도를 많이 접한다. 상수도는 계량기까지는 관리주체가 지자체에 있으며 계량기 이후는 건물주가 관리를 해야 한다. 지하 1.2m 깊이로 수도 관로가 매설되기에 동절기 온도에도 쉽게 결빙되지 않는다. 땅속의 일정한 온도가 유지 관리를 해주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필자의 집 앞 수도관은 왜 얼었을까 궁금했는데 집 앞의 도로 아래에 하수, 상수, 우수, 오수 등 관로와 여러 맨홀이 집중되어 있어 수도관이 얕게 매설되어 있다 한다. 하수도는 생활하수와 오수로 분류된다.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는 다른 배관으로 배수되어야 하나 간혹 함께 연결돼 악취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시공 후 색소 섞은 물을 배출하여 꼭 확인해야 한다.

둘째 전기설비. 간단하게 빛과 열.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건축물을 부동산으로서의 가치를 올리는 방법 중 하나로 조명을 활용하게 된다. 나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 자신만의 공간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인테리어 조명을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외부 조명은 쏠 라이트, 센서, 외벽, 정원등 등 밤 시간대 건축물의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함도 있지만 건축물의 가치를 살리는 화룡점정일 것이다. 열은 전열교환기를 통한 냉, 난방 및 전기스토브, 전기장판, 인덕션 등 우리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 사용이 편리하지만 예기치 못한 화재로 큰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겨울뿐 아니라 언제든 유의해야 한다

셋째 소방설비. 사전적의미로 소방이란 소화 약제를 사용하여 자동 또는 수동으로 방호 대상물의 화재 확산을 막거나 억제하는 장치로 규정하고 있다. 소규모 주택에도 소화기와 천정형 감지기를 의무로 비치해야 한다. 소방청에서는 거주자 대부분이 노약자들인 시골의 주택에 무료로 설치해 해준다. 대형 건축물의 방재설비는 소화전, 스프링클러, 피난경보, 감지기 등 설치해야 할 종류도 여러 가지다. 소화에 필요한 방재용 물탱크는 한파에도 공급될 수 있도록 점검이 꼭 필요하며 소화기는 유효기간 및 분말의 고체화를 상시 점검하여 화재에 대비해야 한다.

넷째 통신설비. 현재 우리는 코로나시대에 살고 있다. 외출, 외식, 만남 등이 쉽지 않은 지금 인터넷으로 음식주문과 그리운 이들과의 만남 그리고 회사업무를 재택근무로 대체하고 있다. 과도한 트래픽(traffic-교통)은 재해나 사건 사고 발생 시 다수 사용자들의 접속으로 인한 트래픽 초과현상은 서버의 마비로 연결되며 접속이 차단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코로나, 한파, 폭설, 폭염 등 긴급 재난 발생 시 꼭 필요한 설비로 시스템 관리자는 웹페이지의 트래픽 상황을 상시 관리해야 한다.

동지가 지난 지 벌써 20여 일이 지났다. 소한도 지났고 다음 주 대한을 지나면 곧 입춘이 온다. 점점 길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한파도 지나가기를 바라뿐이다. 윤석주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라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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