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6-3생활권 H2, H3블록 기관추천 특별공급 물량 대폭 줄여 '빈축'

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대전일보DB]
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대전일보DB]
세종시가 올해 첫 민간 분양 아파트의 특별공급 비율을 조정하면서 갈지자 행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일반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세종시가 특공 비율을 조정했는데 공급 비중이 가장 많은 일명 `공무원 특공`(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의 가구수는 그대로 놔둔 채 사회적약자를 위한 국가유공자 특공 등 기관추천 물량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11일 세종시에 따르면 금호산업·신동아건설·HMG파트너스가 사업주체인 6-3생활권 `리첸시아 파밀리에`가 이달 22일 분양 공고를 앞두고 있다. 공급 규모는 H2블록 770가구, H3블록 580가구로 총 1350가구다.

이중 이전 기관 종사자에게 절반에 가까운 40%, 신혼부부 20%, 생애 최초 15%, 다자녀 및 기관추천 각 10%, 노부모 부양 3%까지 총 98%가 특별공급 물량으로 배정된다. 이에 따라 세종시도 지난 5일 시 홈페이지를 통해 전체 물량에 10%에 달하는 기관추천 물량을 공개했다.

문제는 세종시에만 공급되는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이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다른 광역시도와 달리 일반 공급이 대폭 줄어든 데 있다. 예컨대 대전시의 경우 민영아파트 공급시 일반분양이 50%에 달하지만 세종은 일반공급 청약자들이 기회를 노려볼 수 있는 물량이 10% 이내로 줄게된다. 해당 아파트의 경우도 전체 1350가구 중 24가구만 일반에 공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대전과 세종 지역에서는 특공 비율 조정과 관련한 민원이 폭주했었다.

이와 관련 시는 현재 특공 비율과 관련해 확정 된 것은 없으며, 청약율 등을 검토한 뒤 추후 특공 비율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공무원 특공 비율 40%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가유공자, 장애인, 장기복무군인, 중기기업근로자등의 기관추천 특별공급 물량을 대거 축소했다. 특별공급은 국가 유공자, 장애인,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자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사회계층의 주택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일반공급과의 청약 경쟁 없이 별도로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이날 세종시청 홈페이지에는 `세종6-3생활권 H2, H3블록 입주기업 종사자 등에 대한 주택특별공급 신청 안내(수정)`가 공고됐다. 안내문을 살펴보면 H2블록의 경우 지난 5일 공고에는 총 71가구를 배정 했었지만 44가구로 27가구가 줄었다. 유형별로는 국가유공자가 16가구에서 7가구로 대폭 줄었으며 대전시청·세종시청·충남도청 장애인 특별공급 물량도 각각 3가구씩 줄었다. H3블록도 52가구에서 31가구로 21가구나 줄었다. 역시 국가유공자 배정 가구물량이 9가구에서 5가구로 줄며 가장 많이 감소했다. 중소기업근로자 특별공급 배정 물량이 기존 6가구에서 4가구로 줄었다.

세종 반곡동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그동안에도 세종시에서의 특별공급은 정부부처 공무원들을 위한 제도로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을 만큼 말도 많았었다"면서 "정부 중앙부처 공무원들 혜택은 유지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물량을 줄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전 유성구 노은동에 거주하는 시민 B씨도 "일반공급 물량 부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원인은 과도한 공무원 특별공급 비율"이라면서 "유공자 및 장애인 특별공급 물량을 줄이는 것은 공무원들의 제 식구 챙기기, 꼼수행정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세종시는 현재 특공 비율과 관련해 확정 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전기관 종사자에 대한 특별공급 비율은 관련법에 따라 정해져 있어 변경할 수 없다"면서 "해당 내용은 확정된 내용이 아닌 안내문으로 추후 특별공급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남형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