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 잠룡들이 `정책 이슈 선점`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차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세는 현재 위태롭다.이에 새해를 맞아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꺼내들며 `통합론`을 제시한 이 대표가 11일에는 `코로나19 이익 공유제`를 제안했다. 다시 한 번 `통합` 카드를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당헌에 따라 사실상 대표직을 내려놓기 두 달여 남은 지금, 변화의 분수령이 필요하다. 이달 중순 발표할 `신 복지체계` 구상 등 정책 이슈로 승부수를 계속 띄울 방침이다.

정책 이슈를 선점해온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제적 기본권`을 두고 강경론을 펼치면서 선명성을 부각하고 있다. 좀처럼 심기를 드러내지 않던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이 양강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코로나로 많은 이익을 얻는 계층이나 업종이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기여해 피해가 큰 쪽을 돕는 다양한 방식을 논의하자"며 `코로나 이익 공유제`를 언급했다.

코로나로 특수를 맞은 택배 업계나 온라인쇼핑몰 업종 등에서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앞서 민주당이 제안했던 재난지원금 기부나 착한 임대인 운동과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로선 지지율 위기 국면을 타개할 필요가 있고 사면론 건의는 그런 차원에서 나왔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4월 7일 재·보궐 선거 공천 작업 마무리도 이 대표의 몫이다. 선거에서 지면 그 책임이 이 대표에게 돌아오면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된다. 진영대결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에서 통합론을 통해 반전을 꾀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함께 양강 구도를 이루던 이 지사 역시 그간 선점해온 정책 이슈로 선명성을 부각하고 있다. 이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공감한다면서 이날도 `경제적 기본권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이 지사는 새해를 맞아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에 더해 경제적 기본권을 주장해왔다. 경제적 기본권은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개혁적 성향을 띈다.

정 총리도 `미스터 스마일`에서 `단호한 국정 총괄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정 총리는 당정청 `원팀` 기조의 고삐를 죄는 군기 반장 역할에 주력하면서 국정 책임자로서의 리더십 부각에 힘쓰는 모습이다.

실제 최근 국회에서 방역 이슈로 맹공에 나선 야당에 강경한 태도로 각을 세우고,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직격하는 등 그간의 호방한 이미지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당의 `백신 실기론`에 정색하고 언성도 높였다. 비판을 받아도 `확전`을 자제했던 기존 모습과 거리가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구도에 어떤 변수가 영향을 미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혹시 모를 변수에 언제라도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모든 경우의 수`는 다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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