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당 외부 유력주자들의 예비경선 면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8일 시작하는 경선 후보 등록 전 외부인사의 합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후보 단일화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1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대표를 만나 `경선에 들어올 생각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던 만큼, 당 밖의 인사들에게 언제든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 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최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는 예비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인사 중 여론조사에서 일정 기준 이상의 지지율이 나올 경우 본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특례조항을 두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재보선 경선룰과 공천 총괄을 맡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7일 "범야권 후보들이 자기중심적 후보단일화 방식에만 집착하지 말고, 자유세력과 헌법수호 세력의 통합에 나서야 한다"다며 안 대표의 입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당헌 당규상 당원만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한 것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일단 문호 확대에는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단일화 자체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안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단독 회동을 예고하면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만남은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따라 `조건부 출마`를 선언한 오 전 시장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시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와 함께 17일까지 안 대표의 결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조만간 두 사람 간 `담판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의 남다른 인연도 재조명 받고 있다. 두 사람의 교집합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까지 포함하면 이번 서울시장 재선거에서 야권 무대를 주도하는 3인이 모두 `박원순 시정 10년`의 태동에 일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수 진영에선 2011년 무상급식 투표로 시장직을 던진 오 전 시장이 박 전 시장 당선에 `원죄`가 있고, 단일화 줄다리기에서 후보직을 양보한 안 대표도 이에 일조했기 때문에 이들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박 전 시장에게 본선에서 패한 나 전 의원에 대해서도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정서도 감지된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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