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입당하지 않으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4월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경선룰과 공천 총괄을 맡고 있는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충남 공주·부여·청양)도 이날 "선 통합·후 단일화가 해답"이라고 주장하며 안 대표의 입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오 전 시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조건부 출사표`를 내놓은 동시에 "(안 대표가) 입당이나 합당을 하지 않을 경우 (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출마 결심 시기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발표한 일정은 오는 18일부터 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17일까지는 안철수 후보님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정진석 위원장도 입당·합당 요구에 가세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의 통합이 후보 단일화에 우선해야 한다. 선통합 ·단일화가 해답"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헌법가치를 수호하려는 정당이고 가치를 공유하는 정당"이라며 "범야권 후보들이 자기중심적 후보단일화 방식에만 집착하지 말고, 자유세력과 헌법수호 세력의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안 대표를 압박했다. 정 의원은 "지금 중도표는 `폭정 종식`의 간절한 바람 때문에 제1야당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전날에도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입당 등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범야권 통합경선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안 대표는 사실상 입당이나 통합을 거부했다.

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오 전 시장은) 그게 출마 선언이냐"고 되물으며 "(단일화) 방법 자체가 어느 당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다면 오히려 선거에 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까, 다른 생각을 가진 지지자들이 동일한 마음으로 단일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 대 당` 통합 방식에 대해서도 "목적이 뒤바뀌면 안된다"며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김종인 국민의힘 위원장을 찾아가 이뤄진 회동 이후 이날 김 위원장이 "앞으로 (안 대표를) 만날 일 없다"고 언급한 점에서 안 대표가 입당에 대해 확실한 거부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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