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1부 박영문 기자
취재1부 박영문 기자
신축년(辛丑年) 새해 벽두부터 `전직 대통령 사면`을 둘러싼 정치권의 설전이 뜨겁다. 특히 이번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내든 주체가 집권 여당 대표라는 점에서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이 더 큰 모양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새해 첫 날인 지난 1일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의 발언 이후 정치권은 사면의 적절성에 대한 찬성과 반대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이 대표가 제기한 사면론에 대한 이견이 외부로 표출되고 있는 상황.

게다가 국민 여론 역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분위기다. 리얼미터 조사(오마이뉴스 의뢰,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 결과를 보면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7.7%, 반대는 48%다.

또 지역별 찬반 비율을 보면, 사회적인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전직 대통령 사면 논의는 지역 갈등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걱정도 들게 한다. 찬반이 각각 49%, 47.6%로 오차 범위 내에 있는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보면 대전·세종·충청, 강원,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은 찬성이 높다. 반면 인천·경기, 광주·전라, 제주는 사면에 대한 반대 응답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여론 조사 결과만을 일반화 하기는 어렵지만 아직까지도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론은 상당해 보인다.

더욱이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갑작스럽게 사면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진정 국민 통합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여권 대선 후보로서 존재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는 분석에서다.

지금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여당 대표의 전 대통령 사면 발언은 긁어 부스럼을 만들 형국이 됐다. 결국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가부를 떠나 선행되야 할 것은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다. 취재1부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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