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부족난 해결에 도움 기대…설치 간편·보관 용이해 효율적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이동형 음압 병동 모습. 사진=KAIST 제공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이동형 음압 병동 모습. 사진=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이동형 음압 병동`을 개발해 화제다. `음압 병동`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에 필수 시설인데, 최근 환자 증가로 병상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설치와 보관 등이 용이한 `이동형 음압 병동`이 상용화될 경우 부족난 해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7일 KAIST에 따르면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 사업단은 지난해 7월부터 한국형 방역 패키지 기술 개발 사업의 하나로 `이동형 음압 병동`을 개발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팀이 개발한 이동형 음압 병동은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 격리 시설로, 신속하게 변형하거나 개조해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한 진단검사·영상의학·의료물품 공급·의무기록 관리와 환자 식사 제공 등 기존 병원의 인프라와 함께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이동형 음압 병동을 시범 운영 중이다. 4개 중환자 병상을 갖춘 병동을 설치한 뒤 의료진·일반인 등의 모의 환자 그룹을 대상으로 의료 활동과 환자 일상 등 치료 전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시범 운영은 오는 15일까지다.

KAIST는 이 기간에 의료진과 환자의 사용성·안정성·만족도 등을 임상 검증한 뒤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KAIST가 개발한 이동형 음압 병동은 약 450㎡(136평)의 가로 15m·세로 30m 규모다. 음압 시설을 갖춘 중환자 케어용 전실, 4개 음압병실, 간호스테이션, 탈의실, 각종 의료장비 보관실과 의료진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동형 음압 병동`은 음압 프레임과 에어 텐트 등 시설을 갖추고 있어 신속하게 음압 병상이나 선별 진료소 등으로 변형 또는 개조할 수 있다. 기존 중환자 병상을 음압 병상으로 전환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본격 상용화되면 코로나19 중환자용 음압 병상 부족난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받는 이유다.

연구팀 관계자는 "병실 모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14일 정도"라며 "이송과 설치 또한 통상적으로 5일 안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실과 병실로 구성된 이동형 음압 병동 기본 유닛은 모듈 재료가 현장에 준비된 상태에서 15분 이내에 설치가 가능하다"며 "기존 조립식 병동으로 증축할 경우와 비교할 때 약 80%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부피와 무게를 70% 이상 줄인 상태로 보관할 수도 있어 군수품처럼 비축해 놨다가 감염병이 유행할 때 빠르게 도입해 설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총괄은 맡은 남택진 교수는 "이동형 음압 병동은 병동 증축을 최소화하며 주기적으로 반복될 감염병 위기에 필수적인 방역시스템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며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동형 음압 병동 하드웨어와 운용 노하우를 향후 K방역의 핵심 제품으로 추진하고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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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형 음압 병동 음압병실 내부. 사진=KAIST 제공
이동형 음압 병동 음압병실 내부. 사진=KAIST 제공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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