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거짓말 (요헨칼라 지음·노보경 옮김 / 율시리즈 / 336쪽 / 1만 8000원)

스타트업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혁신한다. 테슬라는 유구한 엔진 기술을, 에어비앤비는 해묵은 호텔시스템을, 우버는 택시 업계를 흔들었다. 이제 대중들은 스타트업 문화를 추종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스타트업 중 80%가 3년을 버티지 못하고, 90%가 좌초하며, 99%가 스타트업이라고 불리기도 전에 파산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기도 한다. 왜 일까? 영화와 드라마에서 묘사하듯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등 `쿨`하다는 생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스타트업은 우리의 상상만큼 멋지고 아름다운 신세계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스타트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20년 동안 독일과 미국, 일본 등의 스타트업 현장을 면밀히 관찰한 저자는 화려한 이면에 존재하는 스타트업의 현실을 12가지 거짓말로 묶어 속속들이 공개한다. 저자는 스타트업에 내포된 기본 개념은 이상적이라고 지적한다. 바꿔 말하자면 겉모습만으로 스타트업 정신을 판단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스타트업은 막강한 위력으로 짧은 시간에 성장할 수 있다. 또 창업 후 몇 달 만에도 충분히 큰돈을 벌어들이거나, 운이 좋다면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에 매각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기대감 때문에 스타트업은 많은 사람에게, 특히 모든 기업에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다. 하지만 능력 밖의 스토리를 꾸미고 허세를 부리며 겉만 그럴싸하게 포장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저자는 사실 스타트업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원칙적으로 디지털이라는 기초에 입각해 회사를 설립하며, 비즈니스 계획 없이 단지 아이디어만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면 1유로를 수백만 유로로 부풀릴 수 있는 마법이자 유혹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는 전 세계 스타트업 현장에서 벌어진 흥망성쇠 기록을 통해 절대로 현혹되어선 안 되는 환상들을 정리했다. 이것을 하나씩 따라가 보면 그동안 우리가 이상적으로 여겨온 스타트업의 속성과 비전, 기대 등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실체와 마주할 수 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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