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컬러(데이비드 스콧 카스탄,스티븐 파딩 지음·홍한별 옮김)=따로 의식하진 않지만 우리는 눈을 뜨고 있는 동안 색을 본다. 삶은 색으로 가득하며 이를 통해 정서적·사회적 존재를 표현하고 심리 상태를 드러내기도 한다. 색이 없다면 물리적 공간을 구분하고 질서를 부여해 그 안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러한 색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저자는 열 가지 색을 각각 초점 삼아 문학과 예술, 역사, 문화, 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이야기하고 인종주의, 노예제, 민주화운동 등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고 흥미로운 소재들로 색을 탐구한다. 그저 눈에 보이는 색의 표면적 측면이 아닌 색에 부여된 상징과 색이 우리에게 부여한 의미에 관해 자세히 논한다. 이 책을 통해 물리적 감각의 색이 아닌 문화적 인식 개념으로 색을 사유하기 시작한다면 그동안 지나쳤던 세상사에 대해 깊이 사색할 기회가 될 것이다. 갈마바람·326쪽·1만 9800원

△기적을 만든 나라의 과학자(정근모 지음)=197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 교육 환경이 열악해 수많은 인재가 배움의 길을 찾아 해외로 떠났으며 대부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저자는 미국 유수의 연구기관을 마다하고 조국에 돌아와 과학기술 인재 영입과 후배 과학자 양성을 위해 KAIST 설립을 주도한 장근모 박사다. 그는 과학자인 동시에 기술을 진정한 동력으로 쓰기 위한 정책을 내는 행정가다. 이 책은 저자를 비롯해 글로벌 삼성의 밀알이 된 한국반도체 설립자 강기동 박사, 기업가로서 고등기술원과 같은 인재 양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김우중 회장 등 과학기술에 헌신한 많은 사람을 소개한다. 저자의 삶은 고스란히 세계 최빈국에서 과학기술 강국이 된 대한민국의 과학사가 됐다. 저자는 1세대 과학자들의 발자취를 남기며 이들의 정신과 열정이 뿌리내려야 우리나라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코리아닷컴·320쪽·1만 5000원

△비밀생중계(김상미 지음)=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이제는 주로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안부를 묻는다. SNS는 더욱 중요한 소통 도구가 됐다. 저자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을 만난 교사로서 사람들의 소통 방식과 만남의 방식을 다양한 오감의 영역으로 판타지를 결합해 메시지를 풀어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를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다면? 내 일상의 소리가 나도 모르게 공개된다면? 먼지를 흡수하는 공기청정기처럼 욕을 흡수하는 기계가 생기면? 등의 기발한 소재를 한 환상적인 열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다. 이야기들은 가볍고 속도감 있게 읽히지만 독특한 가상의 설정을 통해 현재 우리가 소통하는 방법과 일상을 생각해보게 한다. 콘택트와 언택트가 공존하는 이 시대에 독자들이 소통의 본질을 생각하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일상에서 써 내려가길 기대해본다. 궁리·228쪽·1만 3000원

△몸은 얼굴부터 늙는다(KRD Nihombashi 메디컬 팀 지음·황혜숙 옮김)=얼굴은 노화와 전신 질환의 징후가 가장 먼저 시작되는 곳이다. 저자들은 염증이 몸을 썩게 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면역 반응의 폭주로 발생하는 염증은 마치 몸 안에 난 불과 같다. 저자들은 만성 염증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AGE`를 지목한다. AGE란 최종당화산물로 단백질과 당이 결합해 생기는 물질이다. 이것은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어 전신 건강과 노화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 책에서는 우리 몸을 썩게 만드는 주된 원인인 만성 염증과 AGE를 의학적으로 꼼꼼히 분석하며 이를 줄이기 위한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제언한다. 또한 100세 시대에 맞는 건강에 대한 새로운 관점도 제시한다. 건강 지식 과잉 시대 속 헬스 리터러시 능력을 키워 건강 정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건강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갈매나무·232쪽·1만 4000원

박상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