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낙관론 불구…"위험 요수 다수"
中企 "주 52시간 근무, 경기 회복 악재"

대전지역 기업경기실사지수 추이. 사진=대전상공회의소 제공
대전지역 기업경기실사지수 추이. 사진=대전상공회의소 제공
대전지역 새해 경제 전망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경기 회복에 군불을 지피는 땔감으로 작용하는 반면, 중소기업의 근로시간 단축(주 52시간 전면시행) 관련 리스크 등은 위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코로나에 맞서 분투중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회생 여부도 경기 회복의 관건으로 떠오른다.

4일 대전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지난해 4분기보다 5포인트 상승한 72로 나타났다. 해당 지표는 기업의 체감 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 이상일 때는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치료제 개발 소식이 전해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대전상의는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국내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에서 "올해는 코로나19 재확산 등 난관이 있지만 세계 경제와 국제 교역이 점차 개선되고 국내 경제가 완만히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보급에 따른 집단 면역 형성과 내수·수출 반등이 1분기 경기 회복의 지렛대로 지목된다.

그러나 지역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원활히 보급되기 전까지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경기 회복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견지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올해 전반적인 경제흐름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각은 부정 일색이다. 대전상의가 지역 3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펼친 1분기 경기전망 조사에서 응답자의 41.1%는 `다소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할 것(27.8%)`, `매우 악화될 것(4.4%)` 등이 뒤를 이었다.

새해 사업계획 수립 여부를 묻는 질문엔 조사 대상 기업 86.7%가 `수립 중(71.1%)`이거나 `수립하지 못했다(15.6%)`고 답해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상당수 기업들이 새해 사업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에 견줘 골격이 탄탄하지 못한 중소기업은 주 52시간 근무 전면 도입이 아킬레스건이다. 코로나로 생존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근무 방식 도입이 영 마뜩치 않아서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주 52시간 시행으로 직원 월급이 줄고 이로 인해 숙련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숙련 기술자가 회사를 떠나고 새로운 직원을 뽑으면 기술력 유지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대전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원청(대기업 등) 요구에 따라 작업이 이뤄져 우리 뜻대로 일의 양을 정할 수 없다"며 "주문이 많을 때는 짧은 시간에 납품을 마쳐야 해 초과 근무가 생길 수밖에 없고. 정해진 기간에 납품을 하지 못하면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지역 경제 모세혈관인 소상공인·자영업의 반등 여부도 1분기 경기 회복의 숙제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대책을 뛰어넘어 상가 임대료 부담 추가 완화, 대출 원리금 부담 경감 등 중·장기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전상의 관계자는 "실물 경제와 기업들의 체감실적 개선이 뚜렷해질 때까지 적극적인 정부 지원과 규제 혁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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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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