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영 IBS 원장 "내년 구축 목표 달성 어려워…방향 재설정할 것"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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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기초과학 연구시설인 중이온가속기 구축 사업의 지연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은 4일 온라인 시무식에서 "당초 계획했던 2021년 내 구축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일부 가속장치의 제작과 성능 시험이 계획보다 늦어지는 데 따른 것으로 노 원장은 "기술적 어려움과 도전적 사업임을 감안해도 또다시 구축 지연이 예상돼,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중이온가속기 구축 사업의 지연 가능성은 과학기술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돼 오다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권면 중이온가속기 건설구축사업단장이 완공 시점 질의에 "(목표인 내년 말까지) 전체 범위가 다 완공될 수는 없다"고 답하면서 기간 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IBS는 지난해 말부터 점검반을 꾸려 연장 여부 등 중이온가속기 사업의 전반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아직 점검반 활동 결과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노 원장의 이날 발언은 점검 결과를 미리 짐작하게 한다.

이에 따라 실제 중이온가속기 사업 완료 시점이 또다시 뒤로 미뤄질 경우, 2011년 착공을 시작으로 2017년에서 2019년으로, 다시 2021년에 이은 세 번째 연기에 해당한다.

거듭되는 사업 지연에 중이온가속기 구축 내용과 방향이 변경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노 원장은 "올해는 사업을 추진하는 우리 사업단, 국내외 가속기전문가, 핵물리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사업을 발주하는 정부와 긴밀한 전략적 협의를 통해 이후 추진 방향을 재설정할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당초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가 감수해야 할 아픔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국공공연구노조 등 과학기술계 일각에선 중이온가속기 구축에 대해 핵심 장치의 졸속 제작과 부실 성능 평가 등을 이유로 `실패한 사업`이라고 주장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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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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